내용요약 한전 경영연구원,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격 경쟁 심화 분석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 가격, 전년 대비 4% 하락 전망
올해 배터리 시장은 배터리 제조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전기차 보급 이 시장의 기대보다 낮아지며 배터리 가격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연합뉴스
올해 배터리 시장은 배터리 제조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전기차 보급이 시장의 기대보다 낮아지며 배터리 가격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올해 배터리 시장은 배터리 제조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전기차 보급이 시장의 기대보다 낮아지며 배터리 가격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올해 배터리 생산능력에 비해 수요는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수많은 소규모 셀 제조업체가 파산 위기에 처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에서 발표한 ‘2024년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열 가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전망에 따라 다수의 배터리 제조기업이 미국, 유럽 등에 투자를 이어가 올해 배터리 생산능력(글로벌 배터리 상위 20개 기업 기준)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4.1TWh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전기차 확대 둔화 예측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생산능력의 29.2%에 불과한 1.2TWh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배터리 연 생산능력은 2020년 0.5TWh에서 2022년 1.7TWh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202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상승폭이 가파르다. 

보고서는 배터리 공급과잉으로 인해 글로벌 셀 제조업체 간 치열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면서 다수의 소규모 셀 제조업체는 파산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이후 이어져온 가격 하락세가 올해도 지속돼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4% 하락한 133달러/kWh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특히 최근 18개월간 지속된 리튬가격 하락이 올해 리튬이온배터리 가격 하락을 이끄는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FP배터리는 배터리가 사용되는 전 부문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갈수록 채택률이 올라가고 있다. 중국 LFP배터리 기업 CATL, BYD는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한 LFP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크게 향상시키면서 LFP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보고서는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LFP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4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내 상업용 전기차와 전기버스의 대부분은 LFP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라며 “올해 고정형 배터리 중 LFP배터리의 비중이 8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셀 형태는 안전성 기준이 높아지면서 기존의 원통형, 파우치, 각형이 주축을 이룬 3강 체제에서 원형, 각형의 2강 체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는 “파우치형 셀의 경우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원형 각형 셀에 비해 열 관리 능력이 떨어져 안전성이 낮다는 단점이 존재해 채택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각형 셀이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류가 될 것이만 테슬라, BMW 등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함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해 배터리 재활용 프로젝트는 상당 기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활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승한 반면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생산되는 주요 제품의 가격은 하락해 경제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의 폐배터리 재활용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작년 10월 캐나다의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Li-Cycle은 연간 3만5000t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을 일시 중지한 바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 전기료 등이 상승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비용이 크게 상승한 반면 재활용을 통해 추출되는 황산코발트 t당 가격(중국 기준)은 올해 1월 5000달러로 2년 전보다 75%하락했고, 탄산리튬 t당 가격도 8만달러에서 1.5만달러로 80% 이상 하락하는 등 경제성이 떨어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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