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선수들이 미사리경정장에서 경주를 펼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경정 선수들이 미사리경정장에서 경주를 펼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경정은 다른 스포츠와는 다른 매우 특별한 부분이 있다. 대부분 스포츠가 남성과 여성이 따로 경기하는 데 반해 경정은 함께 경기한다는 점이다.

남녀 선수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펼쳐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 경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경마에도 여성 기수가 있지만 규모에 비해 여성 기수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현재 현역 경정 선수는 141명이고 그중 여성 선수는 24명이다. 전체의 20% 남짓이지만, 남성 선수들 못지않은 활약하고 있다.

지난 12회 차까지 여성 선수들의 활약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신인급 여성 선수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 두각을 보이는 선수들은 적지만, 선배급 선수들은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내는 선수도 있다.

가장 선배급인 문안나, 박정아, 이지수(이상 3기, A2)의 활약이 돋보인다. 문안나는 우승 4회, 준우승 7회로 출전할 때마다 꾸준하게 입상권에 드는 선수이고 붙박이 A1 등급의 선수다. 올해 A2 등급으로 시작한 박정아도 기세가 살아나며 우승 7회, 준우승 4회를 기록해 후반기 다시 A1 등급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지수도 우승 6회, 준우승 4회로 앞선 선수들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정 여성 선수 문안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경정 여성 선수 문안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다만 지난 9회 차부터 출전하며 공백기가 있었던 이주영은 제 기량을 아직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박설희도 지난 2월 28일 경주에서 사전 출발을 하는 등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한때 경정의 여성 강자로 쌍두마차를 달렸던 6기 손지영과 안지민(이상 A1)은 올해 확연하게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32승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손지영은 올해는 우승 3회, 준우승 3회를 거두고 있다. 최악의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성에 어울리는 성적도 아니다. 반면 안지민은 우승 4회, 준우승 11회를 거두며 준우승 비율이 다소 높긴 하지만 경주마다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

세대교체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10~12기 여성 선수 중에서도 상승세와 하락세를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반혜진(10기, A1)은 우승 5회, 준우승 7회로 기대 이상의 준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고, 김지현(11기, A2)도 우승 6회, 준우승 6회로 시즌 출발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반면 2022년에 23승을 기록하며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로 꼽혔던 김인혜(12기, A2)는 출발에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다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신인급이라 할 수 있는 14~16기 여성 선수들은 눈에 띄는 선수 없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우승 7회, 준우승 11회를 거두며 신인급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기대를 받았던 김지영(15기, B1)마저 올해에는 아직 우승 없이 준우승만 3회를 거두고 있을 정도로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전문가들도 “여성 선수 중에서 선배급 선수들의 성적은 우수한 편이다. 다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인급 선수들의 부진은 아쉬운 상황이다”라며 “젊음을 앞세워 패기 있게 경주를 끌어 나가야 하지만 아직은 소극적인 경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번 또는 2번으로 배정받은 경주 또는 온라인 스타트 방식의 경주에서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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