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대박을 터뜨린 빅히트엔터가 상장 이후 맥없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NH투자증권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탄(BTS)의 소속사로 앞선 공모시 대박을 터뜨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엔터)가 상장 이후 맥없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반투자자 공모시 1억원의 청약증거금으로 고작 2주의 주식 밖에 못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빅히트엔터는 지난 15일 증시 상장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빅히트엔터의 주요주주인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물량을 내놓으며 차익실현에 나서자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금력으로 인해 빅히트엔터 공모물량을 거의 받지 못하고 상장 직후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5일 간의 주가 하락을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주주들을 중심으로 빅히트엔터의 공모가 부풀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공모가 결정과정에 대해 정확히 밝혀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빅히트엔터 주가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날 빅히트엔터는 전일대비 1000원(0.56%) 오른 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빅히트엔터는 상장일(15일)을 포함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여전히 공모가인 13만5000원보다는 높은 가격이지만, 증시 상장 첫날 기록했던 고점인 35만1000원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난 수준이다.

문제는 빅히트엔터가 상장 후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이 기간 모두 순매도를 보였다. 사실상 기관투자자들이 빅히트엔터의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는 원성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빅히트엔터의 4대 주주인 메인스톤이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빅히트엔터의 주식 120만769주를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인스톤은 4거래일 동안 총 2759억원 가량 빅히트엔터 주식을 매도했으며, 한 주당 평균 매도 단가는 22만9770원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주식 매도를 통해 메인스톤의 지분율은 기존 6.97%에서 3.60%로 하락했다.

메인스톤의 특별관계인인 ‘이스톤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역시 같은 기간 빅히트엔터 주식 38만1112주를 장내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매각 대금은 대략 885억원으로, 이스톤의 한 주당 평균 매도 단가는 23만2296원이다. 이에 따라 이스톤의 빅히트엔터 지분율은 기존 2.19%(78만176주)에서 1.12%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보호예수 기간이 15일에서 한달 정도로 짧은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빅히트엔터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빅히트엔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며 현재 주가 수준보다 더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19일 현대차증권은 빅히트엔터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엔터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하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6만4000원을 유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다가올) 4분기 실적은 매출액 3416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으로 전망돼 연말로 갈수록 실적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며 "실적 격상 본격화와 함께 (주식) 거래량 및 수급주체 순매도 수량 감안시 출회물량 부담은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BTS가 10월 온라인 공연(100만명 모객)과 11월 앨범만으로 매출 2000억원을 합작할 것으로 보여지고, 세븐틴의 19일 발매 앨범은 이미 선주문 110만장을 기록하며 더블 밀리언셀러를 확정지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TXT의 미니3집이 연이은 26일에 발매된다"며 "3대 아티스트 외 뉴이스트, 여자친구의 일본 앨범컴백과 엔하이픈 데뷔까지 4분기 모멘텀은 극대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한 투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밝혀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수를 앞세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형태와 무엇이 다른지 의구심이 든다"며 "모든 국민이 궁금해하는 빅히트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기준은 무엇인지 명명백백 밝혀주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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