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한국은행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10월 외화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9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933억2000만 달러(99조5840억원)로 전월 말 대비 78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지난 3월 이후 8월까지 지속해서 늘었던 거주자외화예금은 9월 30억9000만 달러 줄어든 뒤 반등했다. 

통화별로는 지난달 달러화예금이 803억2000만 달러, 유로화예금이 44억 달러로 각각 전월 대비 68억5000만 달러, 5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달러화예금의 경우 일부 기업의 자본거래 관련 일시 자금 예치, 경상거래 관련 기업의 수출입대금 예치 증가 및 증권사의 자금 운용 등으로 증가했다”며 “유로화예금은 증권사 등의 단기 운용자금 예치 등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본거래는 해외채권 발행 또는 상환예정 자금, 해외투자 자금 등을 일컫는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내은행이 823억7000만 달러, 외은지점이 109억5000만 달러로 각각 전월 대비 71억4000만 달러, 7억3000만 달러 확대됐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747억3000만 달러, 개인예금이 185억9000만 달러로 각각 전월 대비 72억 달러, 6억7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 9월 달러화예금을 중심으로 일부 기업들의 결제금 수요와 증권사들의 단기 인출 등 요인이 작용하며 거주자외화예금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지난달에는 반대 양상을 보인 것이다. 

달러화예금은 지난 9월 734억7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1억2000만 달러가 빠졌다. 또 같은 기간 기업예금은 775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4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지난 9월부터 개인예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9월 179억2000만 달러, 지난달 18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주체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21%에서 19.9%로 소폭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환율이 낮을 때 외화예금 잔액이 증가하고 환율이 높을 때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다”며 “외화예금이 늘어나는 것도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1060~107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환율 변동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인위적인 변동 확대 유도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편 일부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예고,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감 등이 원화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파악했다. 

지난달 외화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900억 달러를 돌파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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