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송진현]  한국과 일본은 다양한 분야에서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이 대부분의 산업에서 한국을 앞서갔다.

하지만 지금은 반도체와 가전은 물론이고 2차전지 등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해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구매력 기준 1인당 GDP에서도 지난해 한국이 4만1000달러로 처음 일본을 앞설 정도가 되었다.

‘일본은 망한다’라는 현지 지식인의 진단이 나올 만큼 일본이 뒤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해오던 방식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일본의 전통 탓인지 도무지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진옥동 행장은 이런 측면에서 은행 산업의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신한은행은 일본 현지 법인인 SBJ은행을 설립했다. 당시 SBJ은행의 설립을 주도한 진 행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론을 출시하는 등 돋보이는 상품으로 일본시장에 안착했다.

외국계 은행이 일본에서 리테일 영업에 나서 성공한 드문 케이스다.

진행장은 SBJ법인장 시절 직원 4명이 모이면 은행이 회식비를 지원해 주는 ‘4S’제도'와 직원 스스로 서로 배우는 ‘SBJ 아카데미’를 운영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진옥동 행장은 지난 2019년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임직원들에게 ‘돈키호테식 발상’을 주문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해서는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진 행장의 파격 행보는 올해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부행장급 비서실을 해체하고 지원팀으로 하여금 관련 업무를 맡도록 했다. 대신 비서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은 전원 지점근무로 발령냈다.

이에 앞서 진 행장은 인공지능을 담당하는 자리에 77년생의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도 했다. 김민수 삼성SDS AI선행연구 랩장(44)을 통합AI센터장에 임명한 것이다. 은행 기준으로는 차장 정도의 경력을 가진 인사를 핵심 포스트에 앉힌 셈이다.

늘 새로운 금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진옥동 행장이 다음에는 또 어떤 실험에 나설지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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