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초단체 ESG 평가' 기자 방담회
"국내 최초 '기초단체 ESG 평가' 보도 의미 컸다" 
"태생적 지역 기반 부족한 기초단체는 가점 필요" 의견도 
각 부문별 주민친화적 실용 정책 추진한 기초단체 호평 
"다음 평가는 변화폭 큰 기초단체 중점보도…순위 변동 주목"

최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기업을 넘어 범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최초 '기초단체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한스경제는 ESG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ESG행복경제연구소 협조 하에 각 기초단체별 ESG 평가결과를 기사화했다. TF에 참여한 기자들은 A팀(양세훈 양지원 김동용 박지은)과 B팀(이성노 최정화 박슬기)으로 나눠 지난 9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전국 226개 기초단체의 ESG 평가등급과 원인을 분석했다. 이 기간 ESG와 기초단체를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TF 기자들의 허심탄회한 소감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ESG 행복경제연구소의 '기초단체 ESG 평가'를 보도한 한스경제 ESG TF팀 기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방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임민환 기자 
ESG 행복경제연구소의 '기초단체 ESG 평가'를 보도한 한스경제 ESG TF팀 기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방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임민환 기자 

◆ 국내 매체 최초 16회 걸쳐 지자체 ESG 분석 기사 60건 이상 쏟아낸 대장정 
양세훈 "이번 기초단체 ESG 평가 결과와 관련 보도된 기사가 60건 이상이다. 1회 종합기사를 비롯해 지자체별로 종합·환경·사회·거버넌스 부문으로 나눠 총 16회에 걸쳐 보도됐다. 연구도 국내 최초로 이뤄졌지만, 평가결과를 보도한 매체도 국내 언론 역사상 처음이다. 이런 이슈에 기여했다는 점에 한스경제 '기초단체 ESG TF'에 참여한 기자들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고 본다."

박슬기 "최근 몇년 전부터 ESG 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기초단체에서 어떤 방식으로 ESG 관련 분야를 운영하는지 구체적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ESG TF팀에 들어온 이후 기사를 작성하면서 환경·사회·거버넌스 부문이 기초단체 행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확한 역할을 알게 됐다. 각 기초단체가 이와 관련 얼마나 노력하는지도 와닿았다. 그리고 시민들이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거주하는 시·군·구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게 된다면 ESG 관련 분야를 행정 전반에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기초단체와 소통하면 ESG 행정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지원 "TF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ESG 분야가 지역 주민들의 실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이번 기사를 작성하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한 지역을 구성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경·사회·거버넌스 부문의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한 번 더 인식하게 됐다.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최근에 대두되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해당 지자체 행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 

박지은 "코로나19 대응·저출생 문제 등 최근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 지자체장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알게 된 계기였다. 신속 대처와 현장 중심의 행정이 사회문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수치로 확인하자 새삼 더욱 놀라웠다. 특히 '인구감소' 대응과 관련해 한 기초단체가 독특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캠페인을 벌인 사례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이성노 "올 한해 동안 시총 50대 기업부터 전국 지자체·기초단체까지 ESG 관련 현황을 들여다보고 기사화하면서 눈에 띈 부분은 ESG 개념이 국외에서 대두되기 전부터 국내에서도 이미 환경·사회공헌 관련 분야에는 공을 들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기초단체 ESG 평가에서도 환경·사회 부문에 비해 거버넌스 부문은 각 기초단체들의 감점 요인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최신 자료 반영 안 된 부분은 아쉬워...E·S·G 평가 가중치 밸런스 조정 필요

최정화 "재정자립도가 우수하고 비교적 사회적 구조가 잘 갖춰져있는, 인적 인프라가 풍부한 기초단체는 ESG를 실천하는데 좀 더 유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반면 지리적 위치나 환경이 열악한, 인구감소가 가속화된 지자체는 물적·인적 자원이 부족해 ESG를 실천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를 감안하면 태생적 지역 기반을 고려해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슬기 "특정 부문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실제로도 잘한 행정이 많은 지자체가, 다른 특정 부문에서는 매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을 때는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밖에 전반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특정 지표항목의 경우 대부분 지자체가 높은 점수를 받아 변별력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다만,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해당 지표항목에서는 대부분 지자체가 노력했다는 결과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김동용 "평가가 끝난 이후, 추가 이슈가 발생했을 때 평가 결과를 수정할 수 없다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다만, 이러한 부분은 모든 연구에 적용되기 때문에 'ESG 기초단체 평가'만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음 평가에서는 예를 들어 특정 기초단체가 '안전' 분야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평가기간 이후 '안전' 분야에서 부정적 이슈가 추가로 발생했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 기사에서 다뤄야 할 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양지원 "비단 기초단체 ESG 연구에만 국한되는 아쉬운 점은 아니지만, 정부기관의 공식 자료를 활용하다 보니, 작년이나 올해를 기준으로 한 자료만 활용할 수는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자료 외 이슈는 가능한 최근 보도자료나 뉴스기사를 참고한다면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은 "환경 부문이 중요하지만 가장 높은 가중치가 책정된 부분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사회·거버넌스 부문에서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도 환경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종합평가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받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환경 부문이 당락을 좌우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간혹 있었다. 물론 ESG에서 특히 환경 부문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은 동의한다." 

◆ 주민 호응 높고 언행일치, 그리고 압도적 S등급 기초단체가 인상적 

박슬기 "강원도 원주시가 인상 깊었다. 실질적으로 시민과 맞닿아있는 친환경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친환경 교통주간을 진행하거나 '걷기 출퇴근 챌린지' 등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등 생태교통체계를 구축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결과 원주시는 강원도 내 환경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사를 작성하는 입장에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경북의 한 지자체는 아쉬움이 많은 지역이었다. 거버넌스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 해당 지자체는 특히 '공약 완료율'에서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약은 주민과의 약속인 만큼, 만약 제가 해당 지자체의 주민이었다면 더욱 아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노 "경기도의 한 기초단체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시정 슬로건에 맞춰 친환경 도시로 거듭난 곳이다. 환경부문에서 A등급을 받아 경기도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친환경 생태도시로 만들겠다'고 한 지자체장의 언행일치 행보가 특히 눈에 띄었다. 환경정책 수는 경기도 시·군 중 6번째로 많았고, 예산 중 환경보호 투자 비중은 가장 높았다. 피부에 와닿는 수치로는 폐기물 발생량이 경기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양세훈 "ESG 부문별로 고루 잘한 기초단체도 있고, 점수가 출렁이는 곳도 눈에 띄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단연 서울시 25개구다. 이번 기획의 첫 기사라는 부담감도 작용했겠지만, 일단 평균 점수가 타 지역보다 높았다. 특히 환경부문에서는 S등급을 받은 양천구가 돋보였고, A등급이지만 S등급에 가까운 지자체도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서 긍정적인 ESG 평가를 받은 기초단체가 많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음 평가에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질지 기대된다." 

최정화 "경북의 한 기초단체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해당 지자체는 안전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사회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피치 못 할 천재지변 때문이었다. 해당 지역은 최근 3년간 태풍 피해를 입었고 침수 피해도 컸다. 이런 악재 속에서 안전 분야가 미흡하게 평가받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박지은 "경남 창원시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사회부문 1위인 지자체였고 보육·일자리·노인일자리·교통 정책에서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정책은 '노인일자리 정책'이었다. 창원시는 시장형 사업개발·노인생산품 판매지원·인력파견형 사업·시니어인턴십 등 '노인일자리 정책'을 세분화했다. 이후 코인 빨래방·친환경 공산품 생산 및 판매 등에 고령인구를 배치해 단순히 재정지원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시장형 경제로 유인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김동용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전남'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부문별 평점 가중치는 환경이 50%로 가장 높았고, 사회 30%·거버넌스 20% 순이었다. 전남 해남군은 가장 가중치가 높은 환경 부문에서 13위였지만,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S등급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종합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연구에서 부문별 S등급을 받은 기초단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해남군은 공약 추진·주민들과의 소통 등에서 민선7기 3년 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자체장과 관내 공무원·지역주민들의 화합과 노력이 ESG 평가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양지원 "그동안 다룬 기초단체 중에서 광주광역시 남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광주광역시 5개구 중 사회분문에서 유일한 S등급을 자랑한 지역이다. 생활 복합화 사업최다, 장애인 복지 확대 등 주민들의 실생활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복지 정책 실현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저조한 기초단체, 내년 평가서 반전 노려야...ESG 조력자 역할 기대

양세훈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가장 고생이 많았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기초체별 문의에 연구자료를 재확인하고 추가 설명을 해주는 부분은 모두 연구소의 몫이었다. TF팀도 ESG 순위에 따른 '꼴찌'나 '낙제점' 등 너무 자극적인 단어는 '최하위' 등으로 순화하고, '최하위 지자체'일 경우에도 행정력이 돋보인 부분은 별도로 부각시켜주는 등의 노력을 했다. 이 부분은 다음 평가에서 조금 더 고민과 노하우가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내년 평가에서는 순위변동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하위 기초단체가 1년 만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했는지, C등급이 A등급이 되는 곳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A등급에서 C등급으로 순위가 하락하는 지자체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을 다루면 좀 더 재밌고 의미 있는 보도가 될 것 같다."

이성노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평가지수가 평가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초단체 ESG 행정의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향후 객관적이고 공신력있는 평가항목을 추가로 발굴해 기초단체들이 이를 토대로 ESG 행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정화 "지역 불균형 문제가 이번 ESG 평가 결과에서도 한계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지역 편차 해결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를 중앙정부와 각 기초단체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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