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0일 SK하이닉스 제74회 주총 개최
박정호 부회장 "반도체 시장 선도하는 일류 기업"
英 팹리스 'ARM' 공동 인수 의지 내비쳐
인텔·키파운드리·ARM까지 공격적 투자 속도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키파운드리에 이어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RM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분야까지 아우르는 통합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0일 오전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제 7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주총을 주재한 박 부회장은 "기술 경쟁력 강화로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주총 직후 'ARM 인수를 검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2020년 ARM을 인수하려 했으나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와 함께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ARM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SK스퀘어 대표이사이기도 한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SK스퀘어 주총에서도 "ARM도 사고는 싶다. 꼭 최대 지분을 사서 컨트롤하는 걸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파운드리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0일 공정거래위원로부터 국내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 인수를 승인받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매그너스반도체로부터 키파운드리 주식 100%를 약 5758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또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시켰다.

박 부회장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사업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낸드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전력 공급 계획이 확정된 용인 클러스터에 대해 "장기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R&D 센터를 구축하고, 빅 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익구조 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도 약속했다.

박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곽노정, 노종원 사장 사내이사 신규 선임, 하영구 사외이사 재선임 등의 안건이 의결됐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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