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WTI, 120달러 돌파 눈앞…3분기 140달러 돌파 가능성 높아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등 정유 기업들 역대급 실적 예상, 주가도 긍정적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정유 기업들의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정유주의 상승 기대감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정유 기업들의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정유주의 상승 기대감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기름값도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대외적 불안정으로 고유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유주에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분기에 상승세를 탄 정유주가 앞으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한다. 정유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배당 확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7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77% 오른 배럴당 11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12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120달러 돌파는 이제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WTI가 14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유가는 악재들로 둘러 쌓인 상태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함에 따라, 중국의 석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나 항공기를 이용하는 인구가 증가하며 석유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가 추가 증산 목표를 잡았지만, 러시아의 공급 부족분을 채우기에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원유의 7월 가격을 대폭 올린 점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8월 말까지는 높은 수준의 유가 레벨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기름값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모두 리터당 2030원선을 돌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8일 오전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2.28원이 오른 리터당 2030.24원, 휘발유 가격은 1.88원이 상승한 2037.62원을 기록했다.

국내 정유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의 정제 마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등의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실질적인 정유사의 수익이다. 정유 업계는 배럴당 4~5달러의 정제 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최근엔 정제 마진이 배럴당 20달러를 넘었다. 

정유사의 실적 잔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정유사의 배당금 규모 확대가 점쳐지면서 투자 심리를 긍정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3월 중순 19만원대에 거래가 됐지만 이젠 23만 6500원(이하 7일 기준)까지 올랐다. 에쓰오일 역시 2월 중반 8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12만원까지 치솟았다. 에쓰오일은 7일 장 중 12만 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중에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GS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며 4만 7300원에 거래됐으며 현대중공업지주(HD현대)는 8거래일 동안 하락 한 번 없이 6만 3700원을 찍었다. 대기업 외 중앙에너비스‧한국석유‧흥구석유 등 중소업체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앞으로를 더 기대하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됨으로써 정유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정유는 계속 좋다”며 “러시아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종료될 때까지 중‧장기적으로 정유주가 좋을 수 있으며 현재의 높은 정제 마진이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정유 기업들은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순이익 우상향이 발생 중이다”며 “현재는 공급자 우위의 업황으로 투자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주요 정유사들의 실적 기대감이 정유주 투자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을 1조 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022년 영업이익이 4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을 정유 최선호주로 꼽으며 2022년 영업이익을 5조 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에쓰오일 역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에쓰오일이 사상 최대 규모인 연간 영업이익 4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바라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초과할 수 있으며 2022년 영업이익을 3조 6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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