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우)박진규 에넥스 회장 / 각사 제공 
(좌)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우)박진규 에넥스 회장 / 각사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성장세가 꺾인 가구업계가 경영교체기에 접어들면서 2세 승계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퍼시스그룹과 에몬스는 최근 2세 승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앞서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에넥스는 3년째 적자에 빠지며 2세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몬스가구는 올해 초 김경수 에몬스 회장의 장남 김승곤 부사장이 총괄사장 자리에 오르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김승곤 총괄사장은 전문경영인인 조성제 前대표이사가 물러난 이후 에몬스 경영진으로 합류해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사업본부장에서 2020년 전무, 2021년 부사장, 올해 초 총괄사장까지 단숨에 올랐다.

오너일가 2세 김승곤 총괄사장의 승계 이후 에몬스 조직은 한층 분주해진 모습이다. 조 전 대표를 시작으로 아버지 세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 들어선 실·부장 라인까지 교체되고 있다. 에몬스에 20여년을 몸담아온 재무팀장과 홍보팀장도 올해 상반기 줄줄이 그만뒀다.

다만 이 같은 일련의 변화 흐름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저조하다. 에몬스는 조 전 대표가 경영을 이끌 때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957억원이던 매출이 2018년 2000억원을 돌파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2019년 1,699억원 △2020년 1,529억원 △2021년 1,398억원으로 연간 매출액이 급격히 후퇴한 것이다. 심지어 2019년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정용 가구 브랜드 ‘일룸’과 사무용 의자업체 ‘시디즈’ 등을 운영하는 퍼시스그룹은 한샘에서 파생된 1호 기업이다. 퍼시스그룹은 현재 총 5개 계열사(6개 브랜드)를 거느리며 독자행보를 걷고 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손 명예회장은 74세의 나이로 2017년 대표이사직과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손 명예회장의 장남인 손태희 씨는 현재 지주사인 퍼시스홀딩스 사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유력 후계자로 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룸과 퍼시스홀딩스를 합병하거나 일룸을 우회 상장하는 방식 등으로 그룹 승계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넥스는 지난 2019년 창업주 박유재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장남 박진규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한샘은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매각을 통해 승계문제를 해결했다. 한샘은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한샘 경영권을 매각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을 1970년 창업하고 1973년 한샘 법인을 설립했다. 업계는 조 명예회장이 승계가 아닌 매각을 선택한 배경으로 아들이 부재하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창업주인 조 명예회장은 1남 3녀를 뒀지만 장남은 2012년 사망했고, 남은 세자매도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 회장 자녀들 지분은 조은영(1.32%, 31만1500주), 조은진(0.72%, 16만8750주), 조은희(0.88%, 20만7400주) 등 다 합쳐도 3% 정도에 불과하다. 딸들의 낮은 지분율을 보면 애초부터 딸들을 통한 경영승계는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중견 가구업체들이 경영교체기에 접어들면서 후계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며 “오너 2세 시대로의 세대교체를 통해 가구업계가 환골탈태를 통한 재도약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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