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매출 200조 돌파 영억이익 20조 육박 전망
전기차 시대 성능·품질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 제고
로봇·항공 아우르는 모빌리티 SW 역량 강화에 18조 투입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정의선 회장 취임 2년째를 맞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 달성에 이어 미래 모빌리티 선도주자로의 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14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 체제 아래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고성능차와 프리미엄차 시장을 두루 공략해온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톱3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대차그룹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329만9000대로 토요타그룹 513만8000대, 폭스바겐그룹 400만6000대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지난해 글로벌 5위에 오른 데 이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를 누르고 달성한 결과다.

이 같은 성과는 시장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상품성과 성능·품질을 앞세운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에 따른 것이라 의미가 있다. 1986년 북미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가 초창기 품질보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는 저가 브랜드로만 인식되던 것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이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는 매출액 106조5000억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 체제 전환 이전인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3조1666억원, 영업이익 4조461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외연이 성장했을 뿐 아니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현대차그룹은 부가가치가 높은 SUV,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등을 꾸준히 시장에 선보이면서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고 최근 수년 동안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E-GMP 기반 전용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도 현대 아이오닉6, 기아 EV6 GT 등 신차를 연이어 출시, 도전적 디자인과 성능으로 전기차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에 이어 타 브랜드와 차별화 되는 픽셀 라이팅 등 미래지향적 디자인 요소와 독창적인 유선형 차체로 이목을 끌었다. EV6 GT는 585마력의 슈퍼카급 성능으로 그간 스포츠 지향적 ‘N’ 라인업 등을 통해 축적한 고성능차 개발 역량을 뽐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스팟을 소개하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스팟을 소개하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외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정 회장 취임 이후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인공지능) 연구소 설립도 추진했다. 이밖에 UAM(도심항공교통)사업에 뛰어들고 미국에 슈퍼널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는 자동차 자율주행과 공통분모를 갖는 기술 분야로 탈것 뿐 아닌 다양한 움직이는 기기로 생활·업무 영역에 활용되는 모빌리티사업이다. UAM은 땅 위의 자동차뿐 아니라 하늘에서의 이동수단까지 아우르는 분야다.

이처럼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 강화 전략도 내놨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술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대전환 한다고 발표했다.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리는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문을 연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생애주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연결해 혁신 서비스를 창출하고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이종 산업과도 제휴를 추진한다. 또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도 개발한다.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제품군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로보택시, 로봇 등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커넥티드카 개인화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동차 밖 영역에서도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림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 강화에 총 1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센터 구축 등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연결이 가능하도록 모빌리티 영역을 재정의했다는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4월 뉴스위크 선정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에 선정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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