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박병호가 이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박병호가 이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수원=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절체절명의 순간, 4번타자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KT 위즈 타선의 기둥 박병호가 불꽃타와 혼신의 주루 플레이로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박병호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박병호의 활약을 앞세운 KT는 9-6으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갔다. 4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그는 상금 100만 원과 리쥬란 코스메틱 100만원 상당 협찬품을 받았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기록한 박병호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5회 2사 1, 2루 득점권 기회에서 키움 최원태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려 2루에 있던 강백호를 홈에 불러들였다. 3-2로 경기를 뒤집은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이 안타로 준PO 통산 19타점째를 올려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썼다.

7회에는 혼신의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선두타자로 등장해서 좌익수 쪽 깊숙한 타구를 날린 박병호는 주저하지 않고, 2루까지 달렸다. 불과 한 달 전 발목 인대가 끊어져 지금도 경기 전 발목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혼신의 주루 플레이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장성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만든 KT는 황재균의 2타점 2루타로 7-4까지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박병호는 8회에도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8회말 1사 1루에서 왼쪽 담장 바로 앞까지 타구를 보냈다. 키움 좌익수 김준완이 펜스에 부딪혀가며 이를 잡으면서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KT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판독 결과 펜스에 먼저 맞고 김준완의 글러브에 타구가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KT는 이어진 1사 1,2루 기회에서 상대 실책으로 9-6으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경기 뒤 만난 박병호는 “이겨서 너무 기분 좋다”며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갔고 더그아웃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7회 ‘폭풍 주루’에 관해 “2루까지 뛸 때도 괜찮았다. 최근에 가장 빨리 뛴 거 같다”며 “그때는 누가 말렸어도 뛰었을 것 같다. 다리 때문에 스톱해서 2루에 못 가면 분위기 면에서 안 좋을 거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2루로 빨리 뛰고 나서 다리 상태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다”며 “원래는 대주자로 교체하려고 했는데 다음 타석이 돌아올 것 같기도 하고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해 그냥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발목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놀라운 회복력으로 정규시즌 막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가을야구에서도 온전치 않은 몸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박병호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선수들이 가을야구에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한 시즌 동안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큰 그림 그리면서 왔는데 부상으로 시합에 못 나간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며 “다들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더 힘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탈락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KT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플레이오프(PO) 티켓을 걸고 키움과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박병호는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오늘 타순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장면이 나왔다. 오늘 경기가 5차전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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