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시, 지속가능한 수변 공간 논의…'워터 서울 2022 국제 콘퍼런스' 개최 
서울시 물순환국장 "치수에 친수 더해 시민 공간으로 하천의 도약 필요한 때" 
국외 전문가들, 생태계 복원 효과 강조…"자연친화적 수변공간의 효용성 중시"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가 2040년까지 '수변감성도시' 조성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서울 수변의 미래상을 국내외 전문가들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도심속 시민친화적 수변공간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25일 '워터 서울 2022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전역의 하천과 수변공간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로익 포숑(Loic Fauchon) 세계물위원회 회장은 축사에서 "최근 영국 과학저널 '란셋'지에 따르면 매년 600만~800만명이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며 "해안가와 하천 유역을 따라 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많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서울도 한강을 중심으로 도시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인구과밀화 등을 걱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도시화는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로, 많은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강둑과 하천유역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인간의 다양한 활동을 위해 물을 관리하고, 저장하고,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중계화면 캡처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중계화면 캡처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기조연설에서 "그동안 홍수로부터의 안전, 먹는 물의 관리, 즉 하천의 치수(治水)와 이수(利水) 측면만 강조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도시에서 하천의 중요한 기능 중 또 하나는 친수(親水)다. 이제는 치수에 친수를 더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하천의 도약이 필요한 때"라고 힘줘 말했다. 

한 국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2040년까지 동네 단위의 물길을 재조명,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물이 더 풍부하게 흐르는 하천을 만들고, 하천변 도로 지하화 등을 통해 친수 공간을 확장한다. 자연과 수변이 하나가 되도록 도심 곳곳에 수변활력지점을 만들고, 수변과 연계되는 전략거점들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 국장은 "하지만 수변중심 도시공간으로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주체와 시민들이 가치와 전략을 깊이 있게 교류해야 한다"며 "자연과 휴식·여가·문화가 하나되는 2040년 서울의 하천의 미래를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논의하고 토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효섭 세종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국내·외 전문가들 담론에서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로 수변공간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네덜란드 소재 물 관련 연구기관인 델타레스의 엘리스 페닝(Ellis Penning) 선임연구원은 수변공간을 중시한 네덜란드의 도심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도시 개발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도심 하천 복원작업도 진행됐다"며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저수지를 처음부터 도시계획에서 고려하고, 조금 더 확대해 자연친화적 공간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스 페닝 연구원은 "도심 하천 복원작업 후, 저수지에서 희귀종이 발견됐다"며 "도심하천을 복원하면서 동식물이 도심 안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즐기는 편익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델타레스의 엘리스 페닝(Ellis Penning) 선임연구원.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중계화면 캡처 
델타레스의 엘리스 페닝(Ellis Penning) 선임연구원.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중계화면 캡처 

엘리스 페닝 연구원은 서울시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생태계의 복원을 얘기할 때, 결과를 알 수 없으니 많은 이들이 두려움을 느낀다. 유럽도 그렇기 때문에 성공사례를 참고하는 것"이라며 "(서울은) 청계천이 좋은 사례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참고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토마스 파넬라(Tom Panella)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장은 수변공간 활성화 과정에서 수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마스 파넬라 국장은 "(수변공간을 포함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나 개발 목표를 얘기할 때 수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천의 악취 등 위생적 문제도 해결해야 수변 공간이 진정한 레저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미 서울이 전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 사업하기 좋은 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수변공간을 좀 더 친화적으로 만든다면 이런 명성이 더 향상될 것"이라며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서식지, 즉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다. 자연을 다시 복원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자연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파넬라(Tom Panella)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장.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중계화면 캡처 
토마스 파넬라(Tom Panella)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장. / 서울시 유튜브 채널 중계화면 캡처 

제25대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을 지낸 윤병만 명지대 교수는 현대 사회 시민들이 하천에 원하는 욕구를 감안하면 서울시의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평가했다. 

윤병만 교수는 "하천정비라는 것은 결국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계속 바뀌어 온 것"이라며 "70년대에는 방제 위주로 이뤄졌고, 80년대에는 차량이 늘면서 하천에 주차장도 만들고 고가도로도 만들었다. 90년대에는 소득이 증가하면서 수질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자연형 하천정비'라는 걸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최근에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하천을 통해 힐링을 받고 싶고, 하천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생기기 시작했다"며 "서울시의 수변감성도시 조성 계획은 바른 방향이다. 이제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민들이 원하는 하천은 무엇이고, 무엇을 보여줄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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