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7년 만의 우승 이끈 홍명보 울산 감독, 감독상 수상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 가장 아끼는 시간"
이제는 '디펜딩 챔피언' 수장으로... "다음 시즌 더 큰 도전될 것"
홍명보 감독은 2022시즌 K리그1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2022시즌 K리그1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연합뉴스

[양재동=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은 있다. 그러나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는 없다. 실패가 쌓여야 성공의 기회가 찾아온다. 2022시즌 K리그1(1부)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선 홍명보(53) 울산 현대 감독의 이야기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의 사령탑을 맡기 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5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2009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커리어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 이후에는 순탄한 길이 이어졌다.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냈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후 2013년에는 러시아 클럽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코치로 경험을 쌓으며 유럽 축구에 대한 견해를 넓혔다.

2013년에 제69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다양한 연령대의 코치, 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줄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시기상조였다. 슬픈 결말이 홍명보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1무 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안았다. 아울러 의리 축구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연합뉴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홍명보 감독은 다시 일어섰다. 2022시즌 K리그1 최고의 감독으로 발돋움했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다시 성공. 그는 자신을 성공한 감독이라고 생각할까.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성공과 실패가 어떤 기준으로 갈리는지가 중요하다”며 신중하게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우승으로 많은 이들이 성공한 감독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그러나 내년에 우승컵을 다시 들지 못하면 실패한 감독이 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살아오면서 좋았던 과정과 좋지 않았던 과정들이 있었다. 그런 과정들을 거쳐 무엇을 얻느냐가 중요하다. 과정의 연속 속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힘줬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야기를 넌지시 꺼냈다. 자신의 아픈 상처를 드러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에게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기억은 단순히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제가 감독으로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저는 그때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성장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었다”라며 “저의 축구 인생 중 가장 아끼는 시간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다. 되돌아보면 다른 시간들은 대체로 좋았다. 그러나 그때만큼은 제 축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기분 좋을 때도 그 순간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가슴 속에 넣고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제 홍명보 감독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디펜딩 챔피언’의 수장으로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는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다. 저희가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에 달렸다. 모든 걸 고려해서 준비해야 한다. 다음 시즌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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