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형두 의원 “임기 말까지 최소 4500개 더 구축해야”
김정호 의원 “고도화 40% 위해 연간 2400억원 필요”
내년도 스마트공장 예산 993억원…전년 대비 68%↓
 지난달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윤석열 정부가 중소 제조업체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내년도 ‘스마트공장’ 관련 예산 등 을 삭감하면서 스마트공장 고도화 구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스마트공장 구축 정책은 지난 2014년부터 9년 간 정부 주도로 스마트공장의 보급‧확산, 기반사업 및 전문인력 육성 중심으로 추진됐다. 스마트공장 구축비용은 정부와 도입기업이 각각 50%씩 부담한다.

윤 정부는 5년 동안 스마트공장 고도화 구축에 40% 달성(1만2000개)을 목표한 바 있다. 스마트공장은 기초단계, 중간 1단계, 중간 2단계, 고도화 단계를 거쳐 고도화 구축된다.

하지만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스마트공장 2만 5039개 중 고도화 단계에 이른 공장은 1.4%에 불과했다. 중간 1‧2단계는 전체의 21.8%이고 나머지 76.8%는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정부의 목표대로 올해 말까지 스마트공장 3만 개 중 7500개를 고도화 공장으로 구축하더라도 윤석열 정부 임기 말까진 최소 4500개의 고도화 공장이 더 구축돼야 한다.

그럼에도 2023년도 스마트공장 관련 예산이 크게 줄면서 고도화 구축에 차질이 불가피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에 편성된 예산안은 993억 원으로 전년도 약 3100억 원과 비교하면 67.9%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24일 중기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의원은 “임기 첫해부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스마트공장 고도화 40% 구축은 물건너갔다”며 “2027년 고도화공장 40% 달성을 위해선 연간 2400억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신규 스마트공장 40% 이상을 고도화시키기 위해선 매년 1000개의 고도화 공장이 필요하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예산 삭감과 관련해 “2017년에 1000개사에 스마트공장을 진행하려다가 2018년 12월에 목표치를 2만개에서 3만개로 조정하면서 2019년 3600개, 2020년 4200개를 구축했다”며 “실제 준비된 물량보다 너무 많은 걸 소진하다 보니 부실물량이 나오고 규모가 작은 기업의 사용률은 저조해지면서 AS 발생 문제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한 해 정도는 질적 변화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관련 예산이 크게 삭감된 반면 스마트공장 수요는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실이 중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간 스마트공장 기초단계 경쟁률은 평균 3.2:1로 2019년 평균 1.3:1과 비교해 증가한 수치다.

김회재 의원은 “현장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두 귀를 막고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매출과 고용률이 늘면서 해당 사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통계진흥원이 스마트제조혁신단의 의뢰를 받아 분석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 성과조사 분석’에 따르면 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사업 완료 1년 후 평균 매출액이 29.5%(18억 2000만원) 증가했다. 고용률 또한 같은 기간 11% 증가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평균 생산성은 29.3% 높아졌고 품질도 47.2%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예산 삭감에 따라 현재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매몰비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김경만 민주당 의원은 “내년도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예산을 올해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대폭 축소할 경우 매몰비용만 1조원 가까이 발생할 것”이라며 “스마트공장 시스템 유지보수 업체의 줄폐업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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