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후안 라가레스(왼쪽)가 4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 8회 역전 투런포를 때린 뒤 오태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SG 랜더스
SSG 랜더스 후안 라가레스(왼쪽)가 4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 8회 역전 투런포를 때린 뒤 오태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SG 랜더스

[고척=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든글러브 수상자 출신이다. 

MLB 골드글러브는 KBO리그의 골들글러브와 달리 오직 수비 실력으로 수상자를 정한다. 라가레스는  뉴욕 메츠에서 뛰던 2014년 리그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를 받으며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골드그러브 수상자 출신이라고 수비만 좋다고 생각하면 오산. 라가레스는 올해 정규시즌 49경기에서 타율 0.315(181타수 57안타)에 6홈런, 32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라가레스는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러즈와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8회 초 결승 투런포를 날리며 SSG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SSG는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한국시리즈를 보면 1승 1패로 맞었을 때 3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건 역대 16차례(3차전이 무승부로 끝난 1993년은 제외) 중 14차례에 달했다. 우승 확률은 87.5%다.

0-1로 뒤진 8회 초  2사 1루에서 타석에 나온 라가레스는 상대 투수 김동혁의 6구째 떨어지는 시속 122㎞짜리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의 결승포였다.

라가레스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SSG는 9회 6점을 더하며 승부를 갈랐다.

라가레스는 이날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고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경기 뒤 만난 그는 8회 타석에 관해 "이번에는 꼭 안타를 쳐야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서 집중했다. 파울을 계속 치다 보니 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보였고, 내 스윙을 가져갔더니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라가레스가 홈런을 친 뒤 3루 측 SSG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라가레스가 8회 말 수비를 위해 외야로 뛰어 나갈 때 SSG 팬들은 라가레스의 이름을 연호했다. 라가레스는 "그 환호성을 들었다. 안 그래도 기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환호성을 듣고 더 마음이 벅차올랐다"고 전했다.

이날 하이라이트 장면을 제조한 라가레스는 '오늘 홈런 영상을 몇번 돌려볼 것 같으냐'는 말에 "제가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다. 지인들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로 보내준다. 답장만 100개는 해줘야할 듯하다"라며 웃었다.

라가레스는 빅리그 시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7년 전인 2015년 뉴욕 메츠 시절, 월드시리즈 무대를 밝았으나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당시 상대팀보다 우리 팀의 성적이나 선수들의 커리어가 더 좋았다. 그래서 다들 우리 팀이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항상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첫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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