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권 행장 취임 이후 매년 최대 실적 달성 및 디지털 전환 성과 
농협은행장 연임은 단 한 차례…지주 회장 교체도 변수될 듯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이달 말 임기 말료를 앞두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이달 말 임기 말료를 앞두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난 2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업계 최대 화두인 디지털과 ESG 부문에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한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만큼,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권 은행장은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 평가 지표라 할 수 있는 실적은 물론,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역대 농협은행장의 경우 연임 사례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는 점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권 행장 연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행장의 임기는 이달 만료된다. 지난해 1월 NH농협은행의 6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권 행장은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를 높였다. 

권 행장이 취임한 지난해 NH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대비 3.5%(1849억원) 증가한 1조 5556억원으로 은행 설립 이후 최대 손익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누적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18.0%(2224억원) 증가한 1조 459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발판으로 농협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2조원 클럽' 가입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ROA(총자산순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 NIM(순이자마진) 등은 2020년 0.49%, 9.21%, 1.65%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0.55%, 10.52%, 1.68%로 증가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권 행장 취임 이후 NH농협은행은 선제적 여신 관리로 은행권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했으며, 가기자본 증대 및 자산 성장을 통한 수익 창출기간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권 행장은 디지털 전환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근원적 부문에 대한 혁신을 통해 NH농협은행을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으로 만들 것이다"며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 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다"고 밝힐 만큼 디지털 전환 추진에 많은 의욕을 드러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 종합금융플랫폼인 NH올원뱅크를 고객이 원하는 금융생활을 간편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이를 통해 카드, 보험, 증권 등 계열사 핵심서비스를 올원뱅크에서 원스톱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에는 소액 투자 등 생활금융서비스도 더욱 확충할 예정이다.  

올원뱅크를 고객 중심의 원앱으로 개편하며 고객 수도 급증했다. 2019년 421만명이었던 올원뱅크 고객 수는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867만명까지 늘었다.

이밖에도 △통합결제 플랫폼인 'NH Pay' 출시 △NH기업스마트뱅킹 구축 △기업카드 디지털플랫폼 신설 △NH마이데이터 출시 △AI은행원 시스템 개발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 오픈 △ RPA(로보틱 처리 자동화)/PPR(전자문서시스템)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디지털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기업 경영의 새로운 지표로 자리 잡고 있는 ESG 경영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NH농협은행은 권 은행장 취임 이후  ESG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ESG 관련 주요 이슈사항에 대한 경영진의 정보공유 및 의사결정을 위해 ‘ESG추진위위원회’를 설치했다. 또한 ‘K-뉴딜’ 관련 사업에 5년간 8조원 지원을 약속했으며 △스마트팜 등 친환경 농업지원 △신재생에너지 투자 △ESG채권·펀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환경공단, 산림청, 국립공원공단 등 정부·지자체 등과 ESG 관련 MOU 체결을 통해  2050탄소중립 등, ESG 관련 주요 관심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권 행장은 글로벌 사업확장에도 많은 노력을 쏟았다. 약 1년 9개월의 재임 기간에 4개국에서 최종인가를 획득했으며 3개국에서 대고객 영업을 개시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개점한 호주 시드니지점을 포함해 해외 8개국, 총 11개의 국외 점포를 확보했으며 2025년까지 전 세계 12개국에 14개 이상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CEO 평가는 단연 실적이다"며 "권 행장 취임 이후 NH농협은행은 매년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역대 은행장 연임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이대훈 전 행장의 연임 사례가 있기 때문에 권 행장 연임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실적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으나,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가 권 행장의 연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 회장이 교체된다면 권 행장 역시 연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손 회장의 연임 대신 현 정부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관료 출신 인사로 교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권 행장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내부 인사 승진이 유력하다. 역대 NH농협은행장은 모두 내부 출신이었다. 역대 행장들이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출신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차기 행장 후보로는 배부열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과 이석용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그리고 임동순 수석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차기 회장을 비롯해 농협은행장, 농협생명 대표, NH벤처투자 대표 등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에 들어갔다. 내부규정 상 경영승계절차 개시일 이후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전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권 행장의 연임 여부는 이달 23일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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