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구창모(왼쪽)-KIA 타이거즈 이의리. /NC, KIA 제공
NC 다이노스 구창모(왼쪽)-KIA 타이거즈 이의리. /NC, KIA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 야구가 ‘신(新) 일본 킬러’ 탄생을 기다린다.

이강철(57·KT 위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야구 국가대항전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다. 

이강철호는 3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WBC 본선 1라운드 B조 첫 경기 호주전을 치른 뒤 일본, 체코, 중국과 차례대로 맞붙는다. 상위 2위 안에 들면 같은 곳에서 8강전을 한다. 8강전에서 승리하면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로 향할 수 있다.

첫 경기인 호주전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으나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역시 한일전이다. 대표팀은 3월 10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을 치른다. 

일본은 아직 최종 명단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해외파를 포함해 최정예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29·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 등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미 대표팀 합류를 확정했다.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라이벌 한국과 경기에 사활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일본전엔 최상의 선발 카드를 내세울 전망이다.

과거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일본전 승리 공식은 ‘왼손 선발’이었다. 대표팀 왼손 에이스는 ‘일본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이선희(68·경주고 감독)를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구대성(54·은퇴), 2008 베이징올림픽 김광현(35·SSG 랜더스), 2009 WBC 봉중근(43·은퇴) 등으로 일본 킬러 계보가 이어져 왔다. 

이번 WBC에서 새로운 일본 킬러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표팀 최종 명단엔 한국 왼손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재목으로 평가받는 구창모(27·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타이거즈)가 이름을 올렸다.

구창모는 2017년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2번째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예전에도 대표팀에 뽑힐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선 허리, 2021년 도쿄 올림픽은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문제로 출전이 좌절됐다. 

구창모. /연합뉴스
구창모. /연합뉴스

KBO리그 정상급 왼손 투수인 그는 잦은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부상을 털고 2022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19경기에 등판해 11승 평균자책점 2.10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재기에 성공하며 지난해 12월 NC와 최대 7년간 132억 원의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을 맺었고, WBC 대표팀에도 이견 없이 승선했다. 

구창모는 12월 초에 투구 훈련을 시작하는 등 의욕적으로 WBC를 준비하고 있다. 김광현, 양현종(35·KIA)과 함께 대표팀 핵심 왼손 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차 영건 이의리는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프로 데뷔 후 2번째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그는 신인이던 2021년에 도쿄올림픽 2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ERA) 4.50, 18탈삼진(대회 1위)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미국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9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21년 신인왕을 받은 이의리는 2022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한 단계 성장했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일찌감치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9일 오후 대표팀에 함께 발탁된 이정후(25ㆍ·키움히어로즈)와 함께 미국 LA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다시 한번 국제무대에서 패기 넘치는 투구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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