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가 이달 코스당 상장을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이커머스 1호' 상장사를 꿈꾸는 만큼 흥행여부에도 관심이 커진다. 다만,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투자시장과 앞서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며 불안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재 몸집이 더 큰 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각종 효율화 작업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오아시스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2월 7~8일 중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4일~15일 일반 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한다. 524만6000주를 공모하고, 공모예정가는 3만500~3만95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1조2535억원으로 올해 첫 조 단위 대어로 꼽힌다. 
 
관심사는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다. 업계 유일한 흑자 기업이긴 하나 조 단위의 매출을 내는 SSG닷컴이나 컬리와 규모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1~3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118억원과 7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오아시스가 버티컬 성격이 강해 동종업계 기업과 비교하는 것이 애매하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높은 구주매출 비율도 흥행에 부담이 되는 요소로 꼽힌다. 오아시스의 구주매출은 157만1000주로, 공모주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신규사업 투자금이 감소해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어서다. 구주매출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 중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내놓는 지분이다. 또 지난해 수요예측 흥행 참패로 상장을 철회한 공모 대어들이 많았던 만큼 우려의 시선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이커머스 업계 성장률은 더디다. 특히 실내 노마스크 해제까지 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온라인쇼핑은 65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는 온라인 쇼핑보단 높은 83을 기록했다. 
 
이처럼 위기 속 오아시스의 상장 달리기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올해 쿠팡을 중심으로 업계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적자폭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다. 
 
올해 상장을 해야 하는 SSG닷컴은 충청권 새벽배송 운영을 중단하고, 120여개 이마트 PP센터를 100여개 통폐합을 통해 구축, 물류 운영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롯데온도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출혈이 큰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마트 배송 효율화, IT기술 내재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는 상장을 연기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송파물류센터를 경기 평택, 경남 창원 등으로 확장 이전한다. 이와 함께 컬리는 2021년 말 기준 1000만 명의 고객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면서 비용 효율에 대한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출혈 경쟁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면 이젠 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며 "상장 등을 위해서라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써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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