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OVO, 미디어에 선수 인터뷰 관련 설문조사 협조 요청
신선한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
흥국생명 김연경이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 김연경이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8년부터 프로배구 선수들의 인터뷰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향상하고 기본 소양을 쌓게 하기 위해 비시즌에 미디어 코칭 교육(1회)을 실시하고 있다. 배구연맹은 2일 V리그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선수들의 인터뷰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관한 설문조사 협조를 요청했다.

설문조사에는 인터뷰를 할 때 말의 속도, 중요 단어에 대한 강조, 명확한 발음, 적절한 발성과 호흡, 주제에 맞는 응답, 습관어 사용, 예시 및 단문형 문장 활용, 긍정 단어 사용, 아이컨택, 표정과 태도의 적절성 등에 관한 질문들이 포함돼 있다.

보통 각 종목에선 연맹이나 협회가 선수 교육을 실시한다. 취재진에 직접적으로 협조를 구한 배구연맹의 시도는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긍정적으로 본다.

사실 선수들의 인터뷰는 리그 흥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미디어에서도 인터뷰는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기자는 지난 2015년 당시 V리그 신인이던 A 선수를 따로 인터뷰했다. 공들여 질문을 준비했지만, 취재원인 선수가 어리기도 했고 말주변도 숫기도 없었던 터라 답변은 상당히 무미건조하고 짧았다. 두루뭉술하고 뻔한 답변을 한 선수의 인터뷰는 기자나 독자가 볼 때 재미가 없고 아쉬운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A 선수는 꾸준히 노력해 정상급 선수가 됐다. 5년이 지나 다시 A 선수와 인터뷰했다. 선수의 인터뷰 스킬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기자의 다소 까다롭고 구체적인 질문에도 막힘 없이 답했다. 인터뷰 중간 호흡도 적절했고 여유롭게 웃기도 했다. 답변의 디테일도 상당했다. 덕분에 5년 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 훌륭한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꾸준히 코트를 경험하고 한 살 한 살 나이도 들면서 연륜이 쌓인 것이다. 말은 많이 할수록 느는 법. 선수들도 기자회견장에 들어가는 일이 많을수록 취재진을 대하는 매너나 말솜씨가 늘게 마련이다. 거기에 정기적인 미디어 코칭 교육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현대건설 이다현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KOVO 제공
현대건설 이다현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KOVO 제공

주장급이나 스타 선수의 말은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자칫 말 실수를 하면 동료선후배 선수들이나 구단, 리그, 팬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나 상황에 매끄럽게 대처하는 능력은 교육으로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좋은 인터뷰는 팬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그만큼 리그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훌륭한 인터뷰는 결국 선수와 연맹, 미디어가 삼위일체로 노력할 때 나온다. 연맹이 선수들 교육에 앞장서고, 선수들은 해당 교육으로 인터뷰 스킬을 쌓은 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을 내놓으면 미디어는 그걸 매끄럽게 보도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새로운 스타가 발굴될 수 있다. 그럴 때 리그 흥행은 한 발 더 가까워진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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