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형 챗GPT 시장 선두 기업에 관심
LG, 엑사원 올 상반기 내 대중 첫 공개
신약·전지 개발 등 고난이도·새 이미지 구성
구광모, 엑사원 초기 개발 1억달러 투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챗GPT 열풍으로 한국형 인공지능(AI)에도 관심이 쏠린 가운데 LG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올해 상반기 내 대중에 첫 공개한다. LG가 엑사원을 시연할 경우 전문가 AI라는 차별성을 토대로 기존 챗GPT와는 다른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엑사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엑사원이 상용화에 성공해 '최초의 한국형 챗GPT' 타이틀을 거머쥘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엑사원 공개와 관련해 LG 관계자는 “엑사원은 최근 공개된 AI 챗봇과 달리 전문가용 AI인데다가 텍스트 이외 이미지 처리도 가능하므로 이런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줄 방법을 연구 중이다”면서 “시류에 휩쓸려 급하게 엑사원을 공개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아티스트 틸다(오른쪽)가 2022년 2월 뉴욕 패션 위크 런웨이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LG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아티스트 틸다(오른쪽)가 2022년 2월 뉴욕 패션 위크 런웨이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LG

LG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20년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개발 인력을 한 데 모아 그룹의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신설했다. 이후 LG AI연구원은 설립된지 1년 만에 3000억개 파라미터를 보유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개발했다. 파라미터는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엑사원은 인간과의 대화는 물론 텍스트 분류 및 생성, 키워드 추출 생성, 번역, 변환 등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사람처럼 사고하고 학습, 판단할 수 있다. 또 영어에 비해 한국어 데이터 양이 적은 점을 감안해 한국어 데이터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엑사원은 AI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내 전지 개발 공정, 수요 예측 등 난이도가 높은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이는 대중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 챗GPT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기존 AI가 텍스트에 맞는 이미지를 찾아내는 수준이라면 엑사원은 스스로 새로운 이미지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지난해엔 AI 휴먼 틸다가 뉴욕 패션위크에서 디자인한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엑사원은 금융과 제조, 의료, 디자인, 교육, 서비스 등 대부분 영역에서 전문가와의 협업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LG는 또 신뢰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 경영' 등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지난해 5대 핵심 가치를 선정했다. 

5대 가치에는 △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 등을 담았다. LG는 AI의 세부 분야별 윤리 가이드라인을 연내 계열사에 전달할 방침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모습. /사진=LG전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모습. /사진=LG전자

한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 확대 및 인재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특히 AI·데이터 분야에 2026년까지 3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바이오(1조5000억원)나 클린테크(1조8000억원)보다 두 배가량 큰 규모다. 특히 그룹의 핵심 연구과제인 엑사원은 초기 개발에만 1억달러(한화 약 1283억원)가 투입됐다. 

또 초창기 70여명으로 출발한 LG AI 연구원은 현재 220명 수준(2022년 기준)으로 2년 새 3배 커졌다. 2020년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 신드롬으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차세대 AI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국내 기업들간 신경전이 거세다"며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챗GPT 시장에서 어느 기업이 먼저 상용화에 성공해 K-챗GPT 시장을 이끌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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