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태양열·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수요 초과하는 대량 전기 생산 
올해 1~4월 EU 전력구성서 풍력·태양광·수력 등 큰 비중 
청정에너지 투자액, 2020년부터 화석연료 투자액 압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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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올 초부터 이상 고온을 겪은 유럽 국가들의 수력·태양광·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몇몇 국가들은 전력도매시장의 전력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국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지난 한 주 동안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낮 시간대 도매 에너지 시장의 전력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러한 가격 하락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따뜻한 봄철 기온으로 인한 상대적으로 낮은 냉난방 에너지 수요에 기인한다"며 "태양열·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원이 수요를 초과하는 대량의 전기를 생산했으나, 이를 저장할 수 없을 때 생산자는 소비자가 잉여 전력을 전력망에서 빼고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장려하기 위해 마이너스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매 전력 가격의 하락은 주로 고기압이 형성된 유럽 중부·북서부에서 발생했다. 태양열·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핀란드의 경우는 따뜻한 봄철 기온으로 과도하게 물이 녹아 수력 발전 공급 과잉을 겪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번 주 남은 기간과 다음 주 대부분 영국 제도 상공에 고기압이 계속 위치해 영국, 중부 및 북부 유럽 대부분이 건조하고 안정된 상태가 될 것"이라며 "일조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낮 시간대에는 더 낮은 가격, 또는 마이너스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영국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EU에서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기는 1년 전에 비해 16%가량 급감했다. 여기에는 석탄화력발전소 전력 17% 감소와 가스화력발전소 15% 감소가 포함됐다. 

재생에너지는 풍력 발전의 강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전반적으로 풍력·태양광·수력 발전소는 올해 1~4월 동안 EU의 전력 구성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모든 발전소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일부 유럽 국가는 태양이 강하고 낮이 긴 여름철이 아니었음에도 기록적인 태양광 발전량을 보였다. 포르투갈의 경우 지난 4월 처음으로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느낀 EU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EU 집행위와 이사회·유럽의회는 2030년까지 27개 회원국 전력의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치를 기존 32%에서 42.5%로 상향했다. 1990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55% 줄인다는 목표다. 

합의문은 2030년까지 각 회원국이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수소의 42%를 '비생물계 재생에너지 연료'로 생산해야 하며, 2035년에는 그 비중을 60%로 의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태양광 발전용량 목표치를 2배 늘리는 시간은 기존 2030년에서 2025년으로 앞당겼다. 

EU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단연 독일이다.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기존 65%에서 80%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세계 에너지투자 2023' 보고서를 살펴봐도 전 세계적 청정에너지 확대 흐름은 뚜렷하다.

보고서를 보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약 2조8000억 달러(약3699조 6400억원)로, 이 중 약 1조7000억 달러(2246조 2100억원)는 청정에너지 분야에 쓰인다. 

청정에너지와 화석연료 분야 투자액 차이는 2020년부터 급격히 벌어졌다. 2016년 청정에너지 투자액이 화석연료 투자액보다 처음으로 많았으며, 이후 2019년까지는 양쪽의 투자액이 비슷했으나, 2020년부터는 청정에너지 투자액이 화석연료 투자액을 압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태양광이 청정에너지 투자액을 이끌고 있다"며 "올해 태양광 분야 투자액은 약 3800억 달러(약 503조원)로 석유 시추 투자액을 처음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가 급증한 배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재생에너지·전기차 공장을 역내에 지을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각국이 에너지 전환 지원 정책을 강화한 점도 주타액 변화에 영향을 준 원인으로 꼽았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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