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0년에 1번꼴 홍수" 개념 사라져...홍수, 과소평가해선 안돼
잦아지는 홍수에도 평균 강수량 변화는 '미미'...과거 데이터 혼합탓
인프라·홍수 보험 비용까지 다양한 범위에 영향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100년에 1번꼴'로 발생하던 '극심한 홍수'가 기후변화와 온난화로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과거 홍수 데이터는 쓸모없어졌다고 분석가들은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CNN은 날씨와 관련된 비영리단체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의 보고서를 보도했다. 보고서는 100년에 1번 발생하는 집중호우나 천둥번개와 같은 홍수의 개념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로·교량부터 홍수 보험 비용까지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홍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수가 잦아지면서 과거 데이터들이 무용지물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홍수가 잦아지면서 과거 데이터들이 무용지물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 홍수 잦아지는데...강수 분석 업데이트는'느릿느릿'

보고서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데이터 오류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우 분석 데이터는 자주 업데이트되지 않아, 강수 현상을 심화시키는 기후 위기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퍼스트 스트리스의 기후 영향 책임자인 제레미 포터는 "기후변화에 따른 (데이터)수정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홍수 발생이 더 잦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펜실베니아·뉴저지 등 20개의 카운티에서는 극심한 홍수가 10년에 1번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하이오 강 유역·캘리포니아 북서부·텍사스 걸프 해안 및 서부 등에서는 5~10년마다 홍수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미국에서 홍수는 해안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으로 간주됐지만 최근에는 내륙에서도 빈번해지고 있다. 내륙의 허리케인은 강우량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켄터키와 미주리는 폭우로 15억달러(약 1조9598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 '구식' 강우 분석 표준에 평균 데이터 변화는 '미미'

현재 NOAA가 강우량 분석에 사용하는 아틀라스 14(Atlas 14)도 문제다. 퍼스트 스트리트 측은 아틀라스 14에 대해 "기후 변화가 많아지는 강우량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데이터는 폭우가 심하지 않았던 1900년 이전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1900년 이전의 홍수 빈도수와 최근 잦아진 홍수 빈도수가 섞이면서 평균 데이터의 변화는 미미하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측정계가 일부 극단적인 데이터들을 제거해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정해진 기준이 없고 데이터 수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NOAA 역시 "아틀라스 14는 엄격하고 권위있는 국가 표준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기후에는 구식"이라고 인정하면서 "새로운 분석을 통해 2027년까지 업데이트를 끝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메튜 에비는 "NOAA 분석은 역사적으로 좋은 데이터라고 평할 수 있지만,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현재와 미래를 측정하는 데는 좋지 않다"며 "환경이 변하고,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쓸모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래된 데이터...인프라·보험료 인상까지 영향 미쳐 

오래된 데이터는 현재 건설 중인 인프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과거 홍수 데이터는 현재 건설 중인 도로와 교량에 사용 중이다. 현재 상황과 다른 데이터는 안전과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비는 "강우 위험을 견디고 홍수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곳들에서 홍수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는 납세자로서 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 위험 특별 지역 지정'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가홍수보험프로그램(FEMA)에서 위험 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아도 해안가 혹은 산 주변의 거주자들은 홍수의 위험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륙 지역 가운데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는 곳들은 홍수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경험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비는 "켄터키와 같은 내륙 지역에은 특별 홍수 위험 지역에 속하지 않지만, 엄청난 강수량에 대한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홍수 보험 비용' 역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FEMA가 2년 전 출시했을 때보다 보험료는 점점 오르고 있다. 현재 FEMA는 가입자들에게 연평균 888달러(약 116만원)를 받고 있는데 폭우·홍수가 빈번해지면서 손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FEMA는 보험료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평균 보험료는 1808달러(약 235만원)로 두 배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라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