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가장 더웠던 7월"...'놀라운 시발점' 될 수 있어
해수면 온도까지 4개월 연속 최고치 경신
엘니뇨 더해져 기온 상승 가속화...온실가스 배출 감축 '강조'
지난 7월 지구 표면 및 해수면 기온 지표. /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트위터 캡처.
지난 7월 지구 표면 및 해수면 기온 지표. /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트위터 캡처.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엘니뇨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지구 온도 상승이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올해보다 내년은 더 더울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트위터에는 지난 7월 지구 표면과 해수면 온도 지표가 올라왔다. NOAA 측은 "기온 기록을 시작한 것이 174년 됐다. 그 중 가장 더운 7월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CNBC에 따르면 NASA 역시 지난 7월을 "지구가 긴 시간 더웠던 달"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상승한 온도 폭은 다소 작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세계 기록의 맥락상 '놀라운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뿐만 아니라 해양 온도까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올해 7월의 지구 표면 평균 온도는 1940년 관측 이래 월별 가장 높은 기온인  16.95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 역시 인간과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물이 팽창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해빙까지 더해져 해수면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해안 범람과 침식이 발생하고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NASA 해양 생태 연구소장인 카를로스 델 카스티요는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은 1880년대 이후 세계 해양이 가장 따뜻했던 10년"이라며 "해양 온난화의 이런 추세는 더 많은 악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수면과 기온 상승은 지구 온도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NASA와 NOAA에 따르면 7월 지구 표면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1.1도가량 높아졌다. 7월 평균 기온 역시 평년보다 1도 높아졌다. NOAA 수석 과학자인 사라 캡닉은 "지난 7월은 우리가 본 어떤 달보다 따뜻했다. 올해 역시  1850년 이후 어느 해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온도 상승 요인에는 지구 온난화만 있다고 보지 않았다. 엘니뇨 현상이 더해지면서 기온 상승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0.5도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기후변화가 아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번 엘니뇨는 이상기후가 더해지면서 영향이 커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WMO는 지난달 초 '엘니뇨 선언'으로 위기를 공식화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시작하면 세계 각지에서 기온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커지고 극심한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기후 현상과 관련해 극한 기상 현상의 조기 경보 및 예상 조치는 생명과 생계를 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엘니뇨가 북반구에서 겨울 내내 계속될 확률이 95%라고 NOAA 기후 예보관들은 분석했다. 이로 인해 올해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도 평년 대비 따듯할 것이라고 에측했다. 

캡닉은 엘니뇨 현상이 더해진 현재 기후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엘니뇨가 지구를 일시적으로 따뜻하게 만들지만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그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다"고 우려했다.

NASA 우주연구소 소장인 가빈 슈미트 역시 "엘니뇨의 영향은 내년이 더 클 것"이라며 "2023년이 유난히 따뜻하다고 했지만 내년은 더 더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학자들은 엘니뇨를 비롯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과제는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탄소배출 감축 관련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행은 더딘 편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 역시 친환경 정책을 펼쳐도 화석연료 사업은 병행해 경제적 이익은 취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어서다.

캡닉은 "기온 상승과 폭우 등이 발생한 올해는 향후 10년 동안 우리 사회, 인프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해"라며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된다면 지금 현재가 가장 시원한 날씨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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