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英 가디언, 세계 기후과학자 40명 인터뷰
"올해 극한기후가 10년 후에는 표준 될 것" 
"기후행동 최우선 의제로 삼아야…화석연료 중단 시급"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7월을 보낸 올해의 극한 기후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멀지 않은 미래에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파괴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7월을 보낸 올해의 극한 기후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멀지 않은 미래에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파괴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7월을 보낸 올해의 극한 기후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파괴가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전 세계 기후 과학자 40명과 인터뷰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그들의 평가를 들었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관측되는 폭염과 산불·홍수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없이는 올해 보였던 '극한 기후'가 10년 이내에 표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지구 기온의 상승이 전적으로 수십 년 동안 환경 전문가들이 경고했던 내용과 일치한다며 올해 엘니뇨 기후 패턴의 복귀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리즈 대학의 피어스 포스터(Piers Forster) 교수는 "올해 7월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극심한 기온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온난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전 세계가 협력하고 기후 행동을 최우선 의제로 삼지 않는다면 올해 7월의 기후가 10년 후에는 평균적인 여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 공과대학의 크리슈나 아추타라오(Krishna AchutaRao) 교수는 "저를 포함해 많은 기후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지구온난화가 기후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폴 사바티에 툴루즈 3대학의 크리스토프 카수(Christophe Cassou) 박사는 "(이전부터)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과소평가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류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취약하기 때문에 기후위기가 인류에 미칠 영향은 과소평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현재 미지의 영역에 살고 있다"며 "이제는 예전보다 더 심각한 기후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과학자들이 언급한대로) 기후 모델은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함에 따라 지구 온도 상승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며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드물게 발생하는 극심한 기후 현상을 예측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칠레 산티아고 대학의 라울 코르데로(Raúl Cordero) 박사는 "우리는 앞으로 닥칠 위험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우리는 극한 기후에 대해 부분적으로, 맹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아직도 기후변화가 폭주하는 '티핑포인트'는 지나지 않았다고 봤다. 

네덜란드 왕립 기상 연구소의 레인 하르 스마(Rein Haarsma) 박사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극한 상황은 대서양 자오선 역전(전복) 순환(AMOC)의 붕괴 등 티핑포인트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기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최악의 기후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프리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 박사는 "지금 당장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허용할 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에밀리 석버그(Emily Shuckburgh) 교수도 "어떤 식으로든 화석연료 시대를 영속시키려는 사람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안드레아 더튼(Andrea Dutton) 교수는 "오늘날 극한 현상도 미래에 일어날 일과 비교하면 가벼운 수준"이라며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가 우리의 미래를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오는 11월 예정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8)에 대해서도 "아랍에미리트가 주최하고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인 술탄 알 자베르가 주재한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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