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도 EV 시장, 현대 1.8%로 5위..기아 6위 뒤이어...'25년 GM 탈레가온 공장 본격 양산
벤츠·도요타·혼다·폭스바겐 등 인도 진출 발표...테슬라·르노-닛산 인도 공장에 투자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자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는 전기자동차(EV) 브랜드 집결지가 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산업 지원과 시장 내 빠른 성장세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진출 의지를 자극했다. 그러나 인도 내 전기차 충전소가 전기차 공급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여서 정부와 진출 기업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오염보고서(World Pollution Report)에 따르면, 2022년 인도는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나라 3위를 기록했다. 이에 인도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 총에너지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로,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걸며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 차량 관련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인도는 신에너지 4륜차를 구매·생산할 경우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전기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인도 내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점유하고 있다. 인도 도로교통부에 따르면, 인도 내 EV가 2020년 12만대, '21년 32만대, '22년에 약 200만대가 등록됐으며, '22년 판매량은 118만대로, 전년 45만7000대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2030년까지 전체 승용차의 30%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도에는 연간 EV 100만대가 도입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Canaly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EV는 인도 내 시장점유율 2.4%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137% 성장했다. 또한 판매량은 4만8000대를 기록했다. Canalys는 인도의 EV 시장이 2025년에 30만대 이상으로 성장하여 경차 시장의 6% 이상을 차지하는 등 연평균 복합 성장률 5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analys의 분석가는 "인도 EV 시장은 2022년에 발전 모멘텀을 이어갔고 2023년 상반기에 상당한 성장을 달성했다"며 "2023년에는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타타(Tata)가 계속해서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2023년 EV의 시장점유율은 3.5%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인도 진출을 발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4년 말 전까지 인도에 3-4개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6종을 출시할 예정이며, 혼다도 3년 안에 인도로 진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올해 말 전기차 모델 ID.4를 인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자국 브랜드 마루티-스즈키도 2025년 최초로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여서 인도 EV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인도 내 EV 시장은 자국 브랜드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인도 정부의 'Make in India' 정책으로 인한 높은수입 관세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완성차 관세율을 70-100%를 부과하고 있어 인도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자국 브랜드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인도 내 EV 시장을 선점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인도 내 전기차 점유율 순위는 타타모터스(Tata Motors)가 1위, MG 자동차가 2위, 마힌드라(Mahindra) 3위, 시트로앵(Citroën)이 4위를 기록했으며, 현대가 1.8%로 5위, 기아가 6위를 차지했다.

이에 글로벌 기업이 인도 EV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방식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테슬라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에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을 논의해 인도 진출의지를 밝혔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인도 현지 공장에 790억엔을 투자해 전기차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중국 BYD도 인도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계획을 제안했지만, 인도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현대·기아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인도 첸나이에 인도법인 생산공장을 세워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2025년부터 인도 하리야나주 구르그람(Gurugram)에 있는 GM(제너럴모터스)의 탈레가온 공장도 본격 양상이 들어갈 예정이여서 현대차그룹의 인도 생산량이 연간 약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은 현지시장 수요에 맞춘 소형 승용차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의 발전이 전망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현대자동차가 늦지 않게 인도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현지 수요에 맞춘 전략차 생산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번 공장인수로 첸나이 공장의 여유 물량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내 공공 EV충전소 총 6천여개..현대차 "향후 10년간 전기차 생태계에 3조2천억원 투자"

글로벌 EV가 인도에 대량 유입될 전망이지만 인도 도로 특성과 넓은 국토로 자국 내 충전소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에 따르면, 인도의 충전소 1대당 전기차 대수가 32대로 집계돼 충전소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3월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 총 6586개의 공공 EV 충전소가 설치됐으며, 그중 419개 충전소가 고속도로에 설치됐다. 또한 올해 7월까지 델리에 100개의 EV 충전소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에 벤츠와 BMW도 EV 진출과 함께 인도 전국 매장에 DC 충전소를 설치하겠다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간 2000억루피(3조2000억원)를 투자해 충전소 100기를 설치하는 등 인도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고속도로 등 인도 타밀나두주에 충전소 100개소룰 추가할 계획이며,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하겠다 밝혔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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