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경태 “메가시티부산도 재점화 시켜야…좋은 계기로 생각해달라”
민주 부산시당 “조경태, 부산의원인지 수도권 의원인지…코미디 같아”
민주 지도부서도 ‘미온적’ 태도…당 내 “與 서울확장론에 도우미 자처”
2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대표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2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대표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선 공약으로 경기도 김포시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부울경 메가시티’도 덩달아 재조명 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일 김포시 서울 편입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조경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조 의원은 부산 사하구 5선 중진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조 의원 임명과 관련 “토목공학 박사 출신으로 도시 설계 등에 전문적 지식이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메가서울을 논의를 이어나가면서도 국가균형발전의 취지에 맞게 ‘부울경 메가시티’도 재점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부산시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메가시티 서울 특위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메가시티 부산’을 재점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부산시에서도 이를 좋은 계기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부울경 일각에서는 서울을 비대화 시키는 ‘메가서울’이 지방 소멸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부울경 메가시티 포럼은 지난 2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당이 김포시를 서울시 김포구로 만든다는 것은 앞으로 서울시 고양구, 부천구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서울시 부산구가 생길지 모를 일이고 대한민국이 사라지고 서울공화국이 건국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반대했다.

또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부울경 메가시티’ 폐기와 관련해서도 “눈앞의 선거에만 매몰돼 국정목표라고 내세웠던 국가균형발전을 헌신짝처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울경 메가시티는 단지 부울경만이 살길이 아니고 망국적인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 몰락과 인구소멸을 막을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추진하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3일 서운슥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경태 의원이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지역이 죽어가는데, 부산 5선 국회의원인 조경태 의원은 김포 서울 편입 특별위원장을 맡았다”며 “수도권 국회의원인지 부산 국회의원인지 헷갈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될 때 부울경 메가시티를 꼭 하겠다고 하더니 당선된 뒤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며 “부산과 울산, 경남 광역 지자체장들은 손바닥 뒤집듯 올해 1월 1일 메가시티 출범을 앞두고 35조원 밥상을 엎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수도권의 유권자들이 총선에 미칠 영향을 의식해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한 명확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은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당 내에서도 지도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힘이 정권으로 향하는 국민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땅값 집값이 오르길 기다리는 일부 시민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지방을 버리고 서울을 챙기는 국토 갈라치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가 망해도 선거는 이기겠다는 국민의힘의 혹세무민은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도 크게 잘못됐다”며 “국힘이 서울 확장을 하자고 나오면 분권론과 균형론으로 맞서야 하는데 국민의힘 서울 확장론에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는 꼴”이라고 규탄했다.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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