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 상승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넘어
셀트리온 2공장.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2공장.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동반 주가 상승으로 양사 합병이 9부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호실적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까지 더해지면서 순항 중이다.

셀트리온 10일 전일 대비 0.51%(800원) 하락한 15만 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날 0.85%(600원) 내린 6만 9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양사의 주가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권 가격을 웃돈다. 주식매수청구 가격은 셀트리온 15만 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 7251원이다.

양사 합병 결정 당시, 성공 여부는 불투명했다. 이 시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 6일부터다.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공매도 금지를 시행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5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2013년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유럽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2015년부터는 미국과 유럽에서 실적이 본격화됐음에도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017년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자금조달 확대와 공매도 억제 효과를 기대해서다.

그러나 코스피 이전 이후에도 셀트리온은 꾸준히 공매도에 흔들렸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증권사들은 셀(Sell) 리포트를 여러 차례 발간하기도 했다. 게다가 리포트 발간 전후로 공매도가 급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게다가 기업의 최고 호재로 꼽히는 신약 승인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가 상승한 점, 금융당국이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인과관계가 커 보인다는 시각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비율이 높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며 “제약바이오 대다수 기업은 신약개발사 특성상 실적에 따른 벨류에이션보다는 수급에 더욱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만으로 숏커버링을 단정할 순 없다”며 “하지만 펀더멘탈 훼손이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많이 증가해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관점에서 분명 공매도 금지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원은 “평균 대비 높은 공매도 잔고비율 기업과 공매도 금지 기간인 2024년 6월까지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의 주가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을 언급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뚝심 + 주주친화 통했다!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도 합병 훈풍에 한몫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달 7일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 9일 또 3000억원 규모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이를 포함한 두 회사의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1조 2500억원에 달한다.

서 회장의 뚝심 리더십도 주요했다. 그는 주주와 언론 등에 꾸준히 합병의 배경과 이유, 청사진 등에 대해 알리며 적극 설득했다. 이와 함께 미국 직접판매(직판) 체계 도입을 진두지휘하고, 해외 시장을 직접 돌며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줄줄이 합병 찬성을 권고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결국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위한 1차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주주총회에서 참석 대비 찬성 비율 셀트리온 97.04%, 셀트리온헬스케어 95.17%로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또한 셀트리온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총 1조원을 넘을 경우 합병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발표를 뒤집고, 서 회장은 “무조건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견고한 실적, 차세대 품목 빠른 성장

실적도 뒷받침됐다. 셀트리온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722억 9200만원, 영업이익 2676억 29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영업이익은 25.2% 증가했다.

셀트리온 측은 “3분기는 미국 및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력 바이오의약품 점유율 확대와 신규 품목의 시장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품목별 고른 매출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램시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차세대 품목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 테바의 위탁생산(CMO) 매출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매출 6477억 5700만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5억 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줄어들었다.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조 6769억원, 영업이익 1355억 4900만원으로 창사 이래 첫 연매출 2조원 달성이 기대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글로벌 전역으로 직판 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인력 확충 및 의약품 운반 등 제반 비용이 증가했다”며 “예상보다 견조한 시장가격 유지로 셀트리온과의 매입 단가 정산이 발생해 이번 분기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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