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손아섭. /연합뉴스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손아섭.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입담도 골든글러버다웠다. 202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리그 대표 스타들이 재치 있는 말로 자리를 빛냈다.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을 찾은 선수들은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지명타자 수상자 손아섭(NC 다이노스)은 검은색 정장에 황금빛 넥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시상식 전 만난 그는 의상 콘셉트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이탈리아 스타일이면서도 조금 상남자 느낌이 나게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손아섭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라 황금색 넥타이를 했다"며 "반드시 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2014년, 2017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손아섭은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지명타자 황금장갑을 품었다. 손아섭은“아직 지명타자로 받을 나이까진 아닌 거 같은데 본의 아니게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보니까 지명타자 부문으로 나오게 됐다"며 "사실 외야수로 욕심이 큰 건 사실이다. 외야수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는 좀 더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해 외야수 부문 후보로 오를 수 있게 하겠다"고 힘줬다.

3루수 수상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회색 정장에 검정색 보타이를 메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는 “정장을 대여했는데 맞는 게 이거밖에 없었다. 살을 빼고 있는데도 맞는 게 이거 하나밖에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지환(LG 트윈스)에게 밀려 유격수 황금장갑을 놓친 박찬호(KIA 타이거즈)는 "사실 올 생각이 없었지만 2등의 품격을 보여드리기 위해 참석했다"라며 "오지환 선배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오지환 선배에게 한발 다가섰다는 느낌이라서 이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시상식 후“(박)찬호는 정말 멋진 선수다. 저보다 후배이지만 제가 배워야 할 것 같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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