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Алексей Навальный' 캡처
유튜브 채널 'Алексей Навальный' 캡처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 행방이 확인됐다. 그의 어머니가 류드밀라 나발나야가 아들의 시신을 확인했다면서 러시아 당국이 비밀 장례식을 강요하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현지 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나발니의 모친 나발나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들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나발나야는 아들 나발니의 사망 이후 시신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나발니의 사망 하루 뒤인 지난 17일 그는 시신이 안치됐다고 알려진 살레하르트 병원의 영안실을 찾아갔으나 “시신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으며 러시아 당국이 시신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알렸다. 이후 20일 나발나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나발니의 사망 6일 후인 22일 나발나야는 시베리아 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살레하르트 마을에서 나발니의 시신을 봤으며, 당국이 자신에게 비밀 장례식을 강요했다고 알렸다.

나발나야는 “법적으로 그들은 즉시 아들 알렉세이의 시신을 나에게 넘겼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대신 그들은 날 협박하고 알렉세이를 어디에, 언제, 어떻게 묻어야 할지 조건을 걸었다”고 말했다. 또 나발나야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가 작별 인사 없이 비밀리에 시신을 묻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발나야는 “그들이 나를 위협하기 시작했기에 이 영상을 녹화했다”며 “그들은 내가 비밀 장례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내 아들의 시신에 무언가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수사관은 ‘시간은 당신 편이 아니다. 시체가 부패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나발나야는 즉각 아들 나발니의 시신을 돌려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나발니 사망 원인에 대해서 나발니 가족과 측근은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유족에게 ‘돌연사 증후군’이 원인이라고 알리며 살해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인권 단체 ‘굴라구넷(Gulagu.net)’의 창립자 블라디미르 오세킨은 나발니의 시신에서 발견된 멍이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살해 기술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구소련이 개발한 치명적인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의해 남편이 살해당했다고 의심했다. 지난 2020년 나발니는 공항에서 차를 마신 후 노비촉에 중독돼 생사의 고비를 넘긴 일이 있다.

국제사회도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나발니의 부인과 딸을 만나 위로를 전하고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알렸다. 최근 유럽연합(EU)은 “궁극적인 책임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에 있다”며 나발니의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할 것을 요구했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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