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시리즈를 우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초보 감독', '최초의 80년대생 감독' 등의 수식어… "큰 부담은 없다"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긍정' 강조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한국시리즈를 우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창간 9주년을 맞은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에서 이 감독은 “올 시즌 목표는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거기에 걸맞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3일 KIA는 제11대 사령탑으로 이 감독을 선임했다. 전임 김종국(51) 감독이 개인 비위 문제로 계약 해지되는 우여곡절 상황에서 이범호 타격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이범호 감독은 2019시즌을 끝으로 KIA에서 은퇴한 이후 팀의 퓨처스(2군) 감독, 1군 타격코치, 스카우트를 역임했다. 1군 사령탑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1981년생인 그는 80년대생 최초이자 현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최연소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초보 감독·최연소 사령탑

‘초보 감독’, ‘최초의 80년대생 감독’ 등의 수식어가 부담될 법도 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큰 부담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80년대생 이런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제가 맡은 임무에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린 나이에 감독이 됐으니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고민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80년대생을 대표해서 첫 주자로 감독직에 앉게 됐다. 나중에 80년대생들이 감독을 할 때 제가 누가 되면 안 된다. 강단 있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IA 선수단 최고참인 최형우(40)와는 세 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초반에는 여전히 코치로 부르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 감독은 오히려 이 점을 강점으로 삼을 생각이다. 그는 “코치 때 하던 모습 그대로 장난도 치고 즐겁게 야구하려고 한다. 저도 잘 다가가고 선수들도 잘 다가와 준다”며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는 ‘코치님, 아 감독님’이라고 말한 선수들도 많았다. 선수들도 이제는 적응이 다 됐다. 감독님이라고 부르면서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9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9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편안함 즐거움 그리고 긍정

2011년부터 KIA에서 선수 생활을 해 온 이 감독은 누구보다도 KIA를 잘 안다. 지금 선수단에 심리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꿰뚫고 있다. 이 감독은 “KIA 선수들과 14년째다. KIA 선수들은 해야 할 것 중 첫 번째에 자율을 부여하면 두, 세 번째는 알아서 한다. 그래서 첫 번째에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자고 생각했다”며 “이 팀은 본인이 직접 알아서 하게끔 하는 게 제일 좋다.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거 먼저 해’라고 말하면 선수들이 알아서 잘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인터뷰 내내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긍정’을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편하게 야구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고 ‘야구가 행복하다, 좋았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끝냈으면 한다”며 “144경기를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시즌을 치르지 않으면 몸이 2배로 힘들다. 그래서 편하고 즐겁게 야구하면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이어가는 게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엔도르핀이 좋은 쪽으로 돌 수 있도록 팀을 꾸려나갈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목표는 한국시리즈 제패

KIA는 2017년 통산 11번째 우승 이후 6년째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양현종(36), 이의리(22), 윤영철(20)로 이뤄진 토종 선발진이 버티고 있고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30)와 제임스 네일(31)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나성범(35), 김도영(21), 최형우가 있는 타선도 만만치 않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덕에 KIA는 올 시즌 5강 후보를 넘어서 ‘대권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이 감독은 “5강 후보라는 평가는 종종 듣지만 대권 후보라는 평가는 정말 듣기 어렵다. 그만큼 다른 팀이 봤을 때 안정적이고 강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평가를 받는다면 우리도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한다. 기분이 들떠있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힘주었다.

시즌 목표는 가장 높은 곳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 감독은 “어떤 팀이든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시즌에 돌입한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오늘 지고 내일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없다. 당장 오늘 이기는 경기, 확실히 이기는 KIA 야구가 될 수 있게 하겠다”며 “우리 선수단에는 경험 많은 베테랑이 많다. 초보 감독인 제 약점도 선수들이 충분히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 선수들을 믿으면서 서로 독려하면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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