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규제 준수와 회원 유지 사이 미묘한 균형 유지 목표
동맹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
넷제로은행연합(NZBA) 로고. / NZBA 웹사이트 갈무리
넷제로은행연합(NZBA) 로고. / NZBA 웹사이트 갈무리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UN산하 넷제로은행연합(NZBA, Net-Zero Banking Alliance)이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강화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기후대응에 대한 약속을 강화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회원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단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조하지만 지침 준수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NZBA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도입한다고 보도했다. NZBA는 글로벌 금융사들의 탄소중립 추진 연합체로, 총 143개 은행이 가입돼 있으며 관리 자본만 74조달러에 달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가이드라인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HSBC, 웨스트팩 등 NZBA 운영 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새 지침 발표는 기후대응에 대한 각 사의 약속을 강화하고,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 CA 100+) 등 다른 탄소중립 금융연합이 겪은 회원사 탈퇴를 막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JP모건체이스와 핌코,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SSGA)은 지난달 CA 100+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또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et Zero Asset Managers, NZAM)와 넷제로보험연합(Net Zero Insurance Alliance, NZIA)은 2022년부터 뱅가드 등 20개 회원사가 빠져나갔다.

이에 NZBA는 지침에서 미국 공화당이나 기후대응에 회의적인 단체가 제기할 반독점 소송을 피하기 위해 각 은행이 독립적인 조치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은행들의 기후대응 정보 공개를 늘리기 위해 모든 조치 준수를 의무화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우선 새 지침은 기후행동 강화를 약속했다. 이에 회원사는 은행 거래 및 채권 발행과 같은 다양한 활동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고객과 협력할 것을 권장한다. 이 이니셔티브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에 중점을 뒀고, ESG펀드 등 금융 활동의 초점을 글로벌 기후 목표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반독점 우려 해결에도 나선다. 환경 정책,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은 미국 공화당 의원들과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돼 주목된다. 따라서 지침은 정보의 자발적 공개를 늘리며 규범적인 조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반독점 소송의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정책 준수와 회원 유지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NZBA의 계획이다.

아울러 새 지침은 규제당국 및 로비 단체와 상호작용을 기대하고 하고 있다. 이에 회원사가 각국 규제 당국과 로비 단체 등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과 2050년까지 지구 표면 온도를 산업화 이전인 1.5℃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는 일부 은행이 지지했던 ‘2도 이하’ 보다 엄격한 것으로, 회원사들이 현재 목표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NZBA 관계자는 “전 세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업계의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기후행동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며, 지속가능한 금융의 미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성공 여부는 각 은행의 변화 수용과 실행 의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성공하면 타 업계에 선례를 남길 수 있지만, 실패하면 회원 이탈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익명의 유럽 소재 은행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선 ‘동맹(NZBA)’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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