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주들, 인디텍스 정보 미제공에 계속 문제 제기…공급업체·공장 상세목록 공개 촉구
“투명한 정보공개가 투자자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 미칠 것”
자라 로고 / 연합뉴스
자라 로고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투자자들이 자라의 모회사 인디텍스에 모든 공급업체를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도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며 투자자들의 손을 거들었다. 하지만 인디텍스는 목록 공개를 거부하며  자사의 추적 시스템으로 공급망 위험을 예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인디텍스 주주들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개선과 관련해 사측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한 결과를 보도했다. 통신은 이들 주주 모두 “인디텍스가 세부 공급업체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경쟁사인 H&M, 프라이마크, 아디다스, 휴고 보스, M&S, 나이키, 푸마 등 여러 패션 브랜드는 이미 공장 이름과 주소가 포함된 세부 목록을 공유하고 있다. 반면 인디텍스는 매년 12개 핵심 국가에서 사용하는 공급업체 갯수만 공개할 뿐 개별 공장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인디텍스는 투명성 부족으로 규제 당국과 주주들의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 같은 압박은 강제 노동을 금지하고 의류제조 노동자의 공정한 임금을 보장하는 등 윤리적 노동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글로벌 트렌드이다. 최근 중국 패션 그룹 쉬인(Shein)도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미 의회 의원들로부터 공급망과 관련한 혹독한 질문세례를 받아야 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모든 대기업이 공급망 내 환경 영향과 노동법 준수 여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이를 위반하면 매출의 최대 5%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네덜란드 연기금 자산을 관리하는 자산운용사 MN이 이끄는 투자자 그룹이자 플랫폼 생활임금 금융(PLWF) 소속 투자자들은 인디텍스가 상세한 공급업체 목록을 공개하도록 적극적인 압박에 나섰다. MN은 인디텍스가 정말로 이 정보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체 조사뿐만 아니라 명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국부 펀드는 정기적으로 공급망 위험 관리, 노동자 인권 및 정보 투명성에 대해 인디텍스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공급업체 공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세부 정보 제공은 없다고 지적했다.

강제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 ‘노우 더 체인(Know The Chain)’은 2023년 평가에서 인디텍스에 2021년보다 낮은 점수를 부여하며 “전체 공급업체 목록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는 13일 발표될 연례 실적을 앞두고 인디텍스는 주주들의 요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인디텍스 대변인은 “자사의 자체 추적 시스템으로 공급망에서 잠재적으로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글로벌 노동조합 연맹인 인더스트리얼(IndustriALL)과 협력해 전체 공급업체 목록을 공개하고 있지만, 이 연맹 역시 더 많은 정보 공유를 촉구하고 있다.

스웨타 라마찬드란 런던 아르테미스 인베스트먼트 메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정보 공개가 “공급망의 탄력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고, 그레이스 수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ESG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망 투명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들도 투명한 정보 공개는 투자자의 긍정적인 투자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제조 현장 모니터링 강화와 산업계의 투명성 강화를 주문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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