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얼음 없는 북극..."세기 말이면 최대 9개월 지속"
남극 얼음 면적, 3년 연속 최저치
연구진 "탄소배출량 감축 필요"
런던자연사박물관이 주최하는 '올해의 야생 사진상' 2023년 수상작인 '얼음 침대(Ice Bed)'. / 런던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북극 바다에 빙하가 없는 '푸른 극지방' 현상이 빠르면 10년 뒤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극뿐만 아니라 남극 상황도 좋지 않다. 남극 빙하 면적 역시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2035년 9월이면 북극 빙하 완전 소멸...남극도 심상치 않아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캠퍼스 연구진은 북극 빙하가 2035년이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에측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팀의 논문 '얼음 없는 북극해 전망(Projections of an ice-free Arctic Ocean)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지구&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빙하의 연관성에 대한 기존 데이터를 탄소배출 시나리오들에 적용한 결과, 앞으로 10년 안에 북극 빙하가 완전히 사라져, 빙하 없는 여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통 빙하는 여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9월이면 최저 면적에 이른다. 연구팀은 이번 세기 중반에는 9월 한 달 동안 빙하가 완전히 사라진 북극을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기 말이면 얼음이 없는 시기가 1년에 최대 9개월간 지속된다고 봤다. 

특히 다양한 탄소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시기만 다를뿐 빠른 시일내 완전한 해빙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탄소배출량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2100년 내 5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빙하가 없는 북극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탄소배출량을 목표치대로 감축한다고 해도 최소 3개월가량은 북극에서 빙하를 볼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연구팀이 말하는 '얼음 없는 북극'은 얼음이 아예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북극 빙하 면적이 100만㎢ 미만일 경우를 뜻한다. 이는 1980년대 북극 최소 빙하 면적의 20% 미만에 해당된다. 최근 북극의 최소 빙하 면적은 330만㎢ 내외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극 상황도 비슷하다. 남극 얼음 면적이 3년 연속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남극의 5일간 평균 빙하 면적은 199만㎢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난달 21일 기준 5일간 평균 빙하 면적은 198㎢으로 더 줄어들었다. 

역대 최저치인 지난해 2월(178㎢)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적은 크기다. 2022년 처음 200만㎢ 밑으로 떨어진 이후 빙하 면적이 축소된 채 유지되고 있다. 

◆ 인간 동물에 위협적인 解氷..."화석연료 사용 낮추는 수밖에 없어"

해빙(解氷) 시기를 늦추는 방법은 화석연료 사용량에 달려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은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시점은 2035년부터 2067년 사이라고 예측했다. 정확한 시기는 각국의 화석연료 사용량 감축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봤다. 

연구팀을 이끈 알랙산더 얀(Alexandra Jahn) 교수는 "이런 변화는 극지방을 완전히 다른 생태 환경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며 "결국 '빙하 없는 극지방'을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빙하가 없는 기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량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빙의 주요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빙하 면적이 줄어들수록 바다가 흡수하는 햇빛량이 증가한다. 이는 해수면 온도를 상승시켜 빙하가 녹는 속도는 빨라져 온난화는 심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빙하 면적이 줄어들면 바닷속 생태계는 물론 빙하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북극 동물도 갈 곳을 잃게 된다.  

북극의 대표적 동물인 북극곰은 빙하를 발판 삼아 바다표범을 사냥한다. 특히 얼음이 녹아 사냥을 할 수 없는 시기에는 지방이 많은 바다표범을 가능한 한 많이 잡아야 한다. 그러나 빙하가 줄어들면서 북극곰이 육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사냥 시기 역시 줄면서 바다표범을 잡을 수 있는 확률도 떨어져,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진다. 

해안 지역 거주자들도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험에 처한다. 

다만 얀 교수는 해결책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빙하가) 형성되는 데 수천년이 걸리는 그린란드와 달리 바다 빙하는 생성되는 데 다소 시간이 짧다"며 "만약 인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다면 수십년 내 빙하는 원상복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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