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캐나다 소재 반도체 설계전문(펩리스)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토의 최고운영 책임자(COO)인 키스 위텍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이다.  AI전문 반도체 기업인 텐스토렌토에는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짐 켈러가 CEO로 재직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텐스토렌토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차량용 반도체 공동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모비스가 텐스토렌토의 최고 기술책임자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데는 정의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등 미래 첨단 자동차 경쟁에서 반도체가 중요하다고 보고 안정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함께 현대모비스를 통해 자체 하이엔드급 차량용 반도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반도체 컨트롤 타워인 반도체 전략팀을 신설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 기구를 반도체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차량용 반도체를 제때 구입하지 못해 고객들의 차량 출고 대기 기간이 1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정의선 회장은 안정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전세계를 누비며 관련 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자체 기술개발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는 미래 첨단 차량의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 정 회장의 인식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7월 인텔의 아일랜드 사업장을 방문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양 사의 협력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 공장에선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선두기업인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러지와도 전략적 협업 계약을 맺었다.

정 회장은 국내에선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삼성전자로부터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현재 200~3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차가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선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의 미래 주요 과제로 반도체 기술개발을 꼽은 바 있다. 전기차에는 1000여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비메모리 차량용 반도체는 인간의 목숨이 달려있는 만큼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미래의 자동차는 전동화와 함께 ‘달리는 컴퓨터’가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에서 반도체는 엔진, 변속기와 같은 동력전달 체계인 파워트레인, 계기판이나 블랙박스 등의 전자장치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들어간다.

세계 3위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한 현대차가 세계 1위로 등극하기 위해서는 첨단 차량용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의선 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반도체 부문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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