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 회장, 지난달 현대차 노조와 오찬…안정적 노사관계와 동반성장 노력 약속
타 계열사 노사갈등 점입가경…다방면 협의 통한 최선책 마련할 계획
(왼쪽부터) ▲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이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취임 후 처음으로 현대차 노조와 만나면서 타 계열사의 노사갈등도 보다 원만히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기아자동차와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은 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대제철도 조만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획기적인 갈등 해소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3일 현대차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이상수 현대차지부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면담했다.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가 끝난 뒤 자연스럽게 마련됐으며, 이 자리엔 하언태·이원희 사장, 장재훈 부사장 등 현대차 경영진도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모빌리티 시장의 격변을 극복하고 함께 성장할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상수 지부장은 “품질 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답변했다.

현대차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소식지에 실으며 “그룹 총수와의 첫 만남에서 노동조합의 고민을 전달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성공적인 3자회동이었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갈등도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3일 오전 11시부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는 2직 근로자들이 투표를 시작하는 오후 8시 20분 이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쟁의행위가 조합원 투표에서 절반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해진다.

기아차 노조는 잔업 복원, 전동화에 따른 인력 수요 감소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자동차 광주 2공장. /연합뉴스

현대제철은 지난달 3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시청을 냈다. 노조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2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92.3%로 가결됐다. 현대위아 노조도 지난달 29일~30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90.33%로 통과시킨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각 계열사가 파업을 앞두고 있기에 정의선 회장의 이번 행보는 특히 노동계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행보를 시작으로 기존 재계 총수들과 차별화된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를테면 ‘노조 순방’을 통한 직접적인 해결책 주문 등이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직 잡혀 있는 일정이 없다”며 “계열사별 노조를 일일이 순회하며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 타결과 함께 국내 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 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 선언을 통해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다방면의 협의와 소통을 통해 최선의 해소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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