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분기 자본 잠식률 86.9%…작년 대비 2배↑
올해도 판매량 급감…올 뉴 렉스턴 등 하반기 회복세 역부족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쌍용자동차가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약 600억원을 연체하고, 산업은행에서 빌린 약 900억원에 대한 만기일 재연장이 불투명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기업회생절차신청 ▲재산보전처분신청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을 각각 제출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에 따라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금지명령을 조만간 내릴 계획이다. 사건은 회생법원 회생 1부에 배당됐다.

기업은 보통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 회사재산 보전처분 신청을 같이 낸다. 법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의 공익적 가치, 제3자 인수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내린다.

이 처분이 내려지면 임금, 조세, 수도료, 전화료 등을 제외한 모든 기존채무를 상환할 필요가 없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1650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침체, 신차 출시 부재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게다가 산업은행에서 빌린 700억원과 200억원의 만기를 지난 7월 6일과 19일에서 이날로 각각 연장했다. 이날 이후 쌍용차가 상환하지 못하면 자동 연체 처리가 되는 상황에서, 쌍용차 이사회는 고민 끝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의 기업회생신청은 최근 출시된 올 뉴 렉스턴 등이 선방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결정된 것이라 업계에 더 깊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올 뉴 렉스턴은 가수 임영웅과 배우 박성웅을 모델로 섭외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11월 전체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시국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올 뉴 렉스턴. /쌍용차 제공

하지만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분기 연결 기준 86.9%다. 작년 말(46.2%)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 회복이 불가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판매량은 9만6825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8% 감소했다. 내수는 7만943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고, 수출은 1만7386대로 30.7% 급감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이어 3분기 분기보고서까지 세 차례 연속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보고서에서 “3090억원의 영업손실과 30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035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 투자자 찾기도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가 관심을 보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는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에서 “쌍용차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힌드라는 새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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