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흑석2구역 수주전 참여한 삼성물산에 시선 쏠려
리모델링 전단팀 창설, 주택 전문 부사장 임명
해외수주는 물론 국내 주택사업도 확대 예측
삼성물산. / 연합뉴스
삼성물산.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삼성물산이 올해는 국내 주택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까. 그동안은 조용했지만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9일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여,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를 노린다.

이번 사업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DL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흑석2구역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4만5229㎡ 규모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이다. 시행사인 SH공사는 지하 7층~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이번 수주전 참여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몇년 간 해외사업에 집중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전체 누적 수주실적 12조5000억원 중 8조3000억원을 해외에서 따내며 2년 연속 해외수주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고작 9117억원에 그치는 등 국내 주택사업 실적은 미미했다. 그럼에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해외사업이 잘 나갔던 삼성물산이기에 국내주택사업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적었다. 특히 2015년부터 클린수주를 기조로 내세운 뒤 정비사업 과열경쟁에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선별 수주전략을 세웠다.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가 많으면 과감히 손을 털고 일어났다. 

그랬던 삼성물산이기에 이번 흑석2동 수주경쟁에선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존의 흐름에서 딱히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지만 삼성물산의 국내 주택시장 참여 확대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만들어 7년 만에 다시 리모델링 시장에 참여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선 10년 만에 주택사업부 출신이 부사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국 건축토목사업부 부사장이다. 김상국 부사장은 2010년 주택마케팅팀장을 거쳐 2014년 분양팀장, 2016년 주택영업팀장을 역임한 주택사업 전문가다. 지난 2020년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공사를 따내는 데 기여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해외수주 여건이 악화된 만큼 삼성물산으로서도 국내 주택시장을 계속해서 외면할 순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이 국내 주택시장 참여를 확대한다면 다른 건설사들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이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번의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4번 모두 따냈다. 철저하게 계산된 선별수주 결과지만 상대 건설사가 제풀에 나가 떨어진 경우도 있다. 그만큼 삼성물산을 상대하기란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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