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통신‧게임업계 대규모 개발자 채용 시작…연봉 등 복지 확대
은행‧유통권 등 신규 개발자 채용 확대…경력직 확보 집중
개발자 수요 못 따라가는 공급…중소기업 인력난에 울상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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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재훈 기자] 통신과 게임 등 ICT(정보통신)업계가 올해도 적극적인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본격적인 산업계 디지털 전환(DX)기를 맞아 영입 전쟁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개발자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며 업계의 고질병인 인재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연봉 인상 등 복지 확대를 앞세우며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개발자 인재 영입은 전쟁이라 표현될 정도로 치열했다. 올해도 ICT업계의 상반기 대규모 채용 시즌이 시작되며 ‘쩐의 전쟁’이 확전되고 있다.

카카오는 11일 상반기 테크 분야 개발자를 대상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턴십은 세자릿 수 합격자를 최종 선발하며 학력 및 전공에 상관없이 모든 지원자는 코딩테스트를 거치고 세부 직무에 따라 2차 테스트 또는 추가 과제를 진행할 수 있다.

앞서 넥슨도 본사는 물론 네오플 등 개발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기술 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KT도 디지코(DIGICO) 성장 가속화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소프트웨어(SW), ICT 인프라 분야 등 총 1만2000여명 규모 신규 채용을 시행한다.

산업계가 올해 본격적인 신사업과 DX에 나서며 신입 채용뿐 아니라 경력직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컴투스는 블록체인‧메타버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 경력직 특별 채용을 통해 △게임금융설계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 △프로그래밍(클라이언트, 서버) △아트 등 통 13개 직군에서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

NHN에서 분사한 NHN클라우드도 글로벌 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개발자 경력직 확보에 나섰다. NHN클라우드는 이번 채용으로 다양한 분야의 클라우드 전문가를 영입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스마일게이트도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4개 법인이 함께 신입과 경력직 채용에 나선다. 

사진=컴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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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인상은 이제 필수 옵션이다. 카카오는 신임 경영진 내정 때부터 임금 인상 계획을 밝혔으며 연봉 예산의 절반 정도로 임직원 기본급을 500만원씩 인상한다. 네이버도 올해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에서 연봉 10% 인상을 잠정 합의했으며 NHN클라우드는 경력직 입사자 전원에게 웰컴 보너스 200만원을 지급한다.

그러나 ICT 대기업들의 인재 확보 전쟁이 가속화되면서 중소‧스타트업 기업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특히 산업계 DX로 ICT 기업뿐 아니라 은행권, 유통권 등 타 분야에서도 개발자 확보에 나서며 인력 유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특히 문과생들의 전유물이었던 은행권에선 금융 디지털·비대면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IT 인력 중심 수시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ICT 관련 분야 대규모 신입‧경력직 채용을 시작했으며 주요 은행들도 ICT 인력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산업계 각 분야에서 ICT 인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5년간 ICT 관련 신규 인력 수요는 35만3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대학 및 대학원 등 관련 전공자 공급 인력은 32만4000명으로 2만9000명이 부족하다.

여기에 업계에선 배출되는 관련 전공자들도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하기엔 전공 과정과 다른 업무, 인재 재교육 등으로 바로 배치하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한 IT 스타트업 대표는 “지난해 인력난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중심으로 DX 가속과 본격적인 신사업 확대로 그나마 지키던 경력직까지 유출될 위기”라며 “향후 몇 년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소 기업들의 생존도 문제지만 국내 IT업계의 뿌리인 혁신 기술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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