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인태.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김인태. /두산 베어스 제공

[광주=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인태는 지난 시즌까지 '주전급 백업'으로 통했다. 천안북일고 출신인 그는 2013년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뛰어난 컨택 능력과 강한 어깨, 빠른 발을 두루 갖춰 차세대 주전 외야수로 꼽혔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두산 외야에 김인태의 자리는 없었다. 매년 주전의 뒤를 받치는 '제4의 외야수'에 머물렀다.

김인태는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기회를 기다렸다. 대타 요원으로 대기하거나, 주전 외야수에게 휴식이 필요하면 선발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 시즌엔 부상으로 빠진 정수빈의 공백을 잘 메웠다. 지난해 1년 내내 1군 무대를 지키며 개인 최다인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8홈런, 46타점을 올렸다. 안타(89개)와 홈런, 타점 모두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오랜 백업 생활을 견딘 그에게 올 시즌 기회가 찾아왔다. 기존 주전 우익수 박건우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주전 후보로 꼽혔다.

김인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주전 외야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그랬다. 김인태는 이날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렸다.

1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김인태는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출루엔 실패했지만 KIA 선발 션 놀린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놀린은 김인태에게만 11개의 공을 던졌다.

두산 베어스 김인태.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김인태. /두산 베어스 제공

김인태의 방망이는 6회 말 매섭게 돌아갔다. 0-0으로 맞선 6회 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놀린의 4구째 시속 136km짜리 컷 패스트볼(커터)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15m. 김인태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두산은 7회 1사 2루에서 최형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1점 내줬으나 '필승조' 홍건희와 김강률이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 2-1로 이겼다.

경기 뒤 김인태는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 6회 (정)수빈이형이 도루 능력이 있고, 볼카운트가 불리해서 빠른 구종을 노리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좋아서 홈런이 됐다"고 밝혔다.

김인태가 꼽은 활역 비결은 '자신감'이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나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작년에 많은 경험을 쌓은 게 도움이 되고 있다.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가면서 자신감 생겼다.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힘줬다.

이어 "제는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다. 살아나가서 중심타선으로 찬스 연결하는 게 제 역할이다. 테이블세터로 나가면 출루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타격은 항상 자신 있었다. 감독님이 주저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 자신감이 가장 큰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기록이 좋아지는 것 같다. 계속 꾸준하게 제 스윙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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