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KIA 타이거즈 제공
박동원. /KIA 타이거즈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지난겨울 굵직한 전력 보강으로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나성범(33)에게 총액 기준 역대 최고 대우인 150억 원을 안겼다. 국내로 유턴한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34)과 기간 4년, 총액 103억 원(계약금 30억 원·연봉 25억 원·옵션 48억 원)에 계약했다. 화끈한 투자로 명가 재건에 나섰다.

올 시즌 초반 공격적인 투자로 다시 한번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3~24일 연이틀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23일 투수 이민우(30)와 외야수 이진영(25)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영건 김도현(22)을 받았다. 24일엔 내야수 김태진(27)과 현금 10억 원, 2023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주고 박동원(32)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와 선수 맞교환은 미래를 내다본 트레이드로 평가되지만, 키움과 '딜'은 윈나우(Win-now)를 위한 결정이다. KIA는 수년 전부터 포수 영입 필요성을 절감했다. 기존 김민식(33), 한승택(28)이 버티는 안방이 약점으로 꼽혔다. 비시즌 전력보강에 박차를 가했던 KIA는 키움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박동원 영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성사 직전 키움이 트레이드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최근 트레이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탔고, 23일 양 팀 단장이 직접 만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박동원 영입으로 가려운 곳을 긁었다. 우투우타인 그는 2009년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통산 11시즌 동안 914경기 타율 0.257 97홈런을 기록 중인 공격형 포수다. 지난 시즌에는 131경기 413타수 103안타 22홈런 83타점 61득점 타율 0.24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김종국(49) 감독은 "박동원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박동원은 수비도 안정돼 있지만 장타력이 뛰어나다. 또 오른손 타자기 때문에 좌우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선수"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블로킹 능력도 좋고 강한 송구 능력도 있다. 공 배합은 아직 투수들과 안 맞춰봐서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포수 능력이나 자질은 괜찮다"라며 "우리 팀에선 될 수 있으면 선발로 많이 나갈 것이다. 키움보다는 포수로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동원을 영입하기 위해 202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결단을 내렸다. 2라운드 지명권은 2023년부터 신인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는 만큼 예년보다 한층 가치가 큰 한 장이다. 여기에 KIA는 지난해 주전 3루수로 뛰었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김태진에 현금 10억 원까지 얹었다. 출혈이 적지 않은 트레이드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경쟁력 있는 포수들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치가 상당하다. 수준급 포수는 항상 '금값'이다. 또 트레이드는 먼저 원하는 팀이 약간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해야 성사되기 마련이다. 아쉬운 건 KIA 쪽이었다. 리그 정상급 공격형 포수인 박동원을 영입하기 위해선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날 고척돔에서 만난 장정석(49) 단장은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손해도 있지만, 이득도 클 것으로 생각한다. 박동원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여서 공격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KIA의 '광폭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 단장은 "밖에선 왼손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우리 팀 왼손 불펜 전력이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트레이드 시장에 왼손 불펜 투수가 나오고 카드가 맞는다면 트레이드를 추진할 것이다. 포지션에 구애 받지는 않을 생각이다. 앞으로도 전력 보강을 위해 계속 고민하고, 부지런히 움직이겠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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