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7개 광역단체장, 국민의힘 12‧민주 5 승리…지방권력 대대적 개편 
민주, 김동연 ‘경기’ 역전승으로 ‘호남‧제주 고립정당’ 면해…정부 견제론 불씨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5‧민주 2 승리…‘尹心’ 업은 안철수 3선 성공
이재명, 국회 입성 성공했지만 당은 참패…향후 정치행보 험로 예상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ㆍ1재보궐선거 세리머니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ㆍ1재보궐선거 세리머니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4년 만에 지방권력 개편이 이뤄졌다. 6·1전국동시지방선거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2곳, 더불어민주당은 5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3·9대선에서 전 정권을 심판한 민심이 새 정권 안정론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후보에게 대역전 드라마로 신승을 거둬 가까스로 '전라·제주 고립정당'은 면했으나, 지도부 총사퇴론이 나오는 등 벌써부터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 방향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6·1지방선거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오세훈) △인천(유정복) △충북(김영환) △충남(김태흠) △세종(최민호) △대전(이장우) △대구(홍준표) △경북(이철우) △부산(박형준) △울산(김두겸) △경남(박완수) △강원(김진태) 등 12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전날 지상파3사 출구조사에서 △광주(강기정) △전남(김영록) △전북(김관영) △제주(오영훈) 등 4곳에서만 우세한 것으로 집계돼 '전라·제주 고립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 오전 5시30분쯤 '골든크로스'를 기록하며 첫 역전에 성공, 판이 뒤집혔다. 1만표 미만 표차를 유지한 김동연 후보는 오전 7시쯤 당선이 확정됐다. 경기도가 전국 최대 표밭인데다 초접전 지역으로 선거 전부터 전체 선거의 승패를 규정할 수도 있는 핵심 승부처로 꼽혔다는 점을 상기하면 민주당으로서는 최소한의 선방은 거둔 셈이다. 

이로써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은 수도권에서 유일한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됐다. 인구1390만명의 전국 최대 지자체 수장이 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도 굳혔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김동연 당선인을 제외하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에서 직(職)을 지낸 인사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역임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는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 모두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초 4선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와는 20%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로 압도적 승리였다. 오 시장도 김동연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향후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그 외 대구시장에 출마해 승리한 홍준표 당선인도 대선후보와 5선 의원 등 묵직한 경력을 지닌 거물급 정치인으로, 대권 재도전의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기존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의창 △경기 성남·분당갑에 더해 민주당 지역구였던 △강원 원주갑까지 탈환했다. 민주당은 기존 지역구 3곳 가운데 인천 계양을과 제주 제주을만 수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국회 의석수는 국민의힘 114석·민주당 169석으로 조정됐다. 

직전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와 안철수 경기 분당갑 후보는 여의도에 동반 입성하게 됐다. 

초선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하는 이재명 후보는 대선후보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지만, 아직 국회 경험은 없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 견제론'을 내세워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지방선거 패배로 책임론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당권 장악과 차기 대선 준비 계획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확인한 후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확인한 후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실제로 민주당 안팎에서 이 후보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 전략공천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끈 이원욱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말에 내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길 바란다"며 선거참패에 대한 이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계양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예측되는 것을 이유로 민주당은 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할 것인가. 그러기엔 너무 큰 패배 아닌가. 사실상 전패"라며 "정당 지지도만 본다면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이다. 이제 곧 30%대가 깨지고 20%대로 진입하리라 예상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TV3사와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걷는다. 이 책임을 누가 질까"라며 "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SNS를 통해 "한 명 살고 다 죽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신념을 위해 종로 국회의원을 포기하고 부산 험지에 가 낙선했던 노무현님이 그리워지는 밤"이라며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에선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도 언급되고 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이라는 역대급 진상의 패악질을 분명히 복기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자기당 지지자를 '진정한 개딸 맞느냐'며 혐오하고, 다니는 곳마다 자당 정치인의 함량미달을 탓했다. 민주당은 저 철부지에게 경고라도 제대로 했나"라며 "대선 때 낙담한 지지자들을 일으켜 세우기는커녕 떠나라고 내쫓은 꼴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박 위원장을 겨냥해 "당에 애착이 없는 이들이 선거를 이끌었는데 이길 리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선거 결과를 두고 '두 번째 심판'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심판당했다고, 마치 남의 정당인 듯이 말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기초단체장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전국 시·군·구 226곳 가운데 145곳에서 승리했으며, 서울에서는 25개 구청장 가운데 강남3구를 비롯해 17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63곳에서 승리하고 서울에서는 강북·노원 등 8곳에서 승리했다. 서울의 경우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서울 구청장 선거를 석권했으나, 4년 만에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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