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적 개발 원조(ODA)의 비율 지난 10년 동안 제자리
아프리카 4나라 배출량 0.1%에 불과...극심한 가뭄과 홍수 등 기상현상 겪어
유엔 "아프리카 가뭄에 아동 200만명 아사 위기/연합뉴스
유엔 "아프리카 가뭄에 아동 200만명 아사 위기/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구온난화로 유엔(UN) 기후재난 호소에 필요한 자금이 급증하고 있으나 선진국들의 지원금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빈국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저 수준이지만 산업화된 선진국가에서의 배출량은 37%에 달하는 만큼 이들 국가들이 기후재해 지원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선진국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호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은 가뭄, 홍수, 산불과 같은 극한 기후 현상으로 인해 기록상 3번째로 비용이 많이 든 해였다. 총 경제 비용은 3290억 달러(약 413조)로 추산되며 이는 원조국들 제공한 원조액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최빈국들은 지난 5년간 긴급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630~750억 달러(79조~94조)를 호소했지만 이들 국가들은 단지 350~420억 달러(42조~52조)의 원조만 받았다. 

옥스팜은 이에 대해 "미약하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불충분하다"고 비난했다.

옥스팜 GB(Great Britain 영국)의 최고 경영자인 대니 스리칸다라자는 본(Bonn)에서 열린 기후회담의 첫 번째 세션인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에서 “부유한 국가들은 날씨와 관련된 재난이 발생 했을 때 충분한 인도적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개발도상국들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연간 1000억 달러(약 125조)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야기하고 있는 피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하며, 최빈국들의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에 대해 새로운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는 기후 보상(climate compensation) 메커니즘 개발을 뜻하며 개발도상국의 요구로 제20차 UNFCCC COP20부터 결정문 서문에 들어갔다.

환경운동가들은 영국이 지난 가을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회의에 앞서 실제로 기후 재해를 입은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삭감했다고 지적한다. 부유한 국가들은 본에서 열린 기후회의에서 다시 불거질 문제인 손실과 손해에 대한 청구를 보상하기 위한 재정 메커니즘을 설립하려는 COP26측의 시도를 막았다.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손실과 피해 문제를 개방적이고 건설적이며 존중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알록 샤르마 COP26 당사국 총의장은 논평을 회피했지만 영국 정부 대변인은 "COP26은 손실과 피해에 대한 행동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보였으며, 우리는 이 모멘텀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난을 당한 국가들이 요구하는 금액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지출에 사용되는 공적 개발 원조(ODA)의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특히 유엔은 2030년까지 기후 재해가 40%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극심한 날씨로 인한 인적, 재정적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소말리아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50만명 이상이 집을 떠났다. 2011년 소말리아는 마지막 기근 기간 동안 25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했는데, 이 중 절반은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이었다. 남수단은 5년째 극심한 홍수를 겪고 있으며 에티오피아와 케냐, 소말리아 등에서도 극심한 기후 관련 가뭄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옥스팜에 따르면 소말리아, 남수단, 에티오피아, 케냐 4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 전 세계 0.1%에 불과한데 비해 부유하고 산업화된 국가들이 배출량은 37%나 된다.

유엔 기후 회담에서 세네갈 출신의 저개발국 지역 의장인 마들렌 디우프 사르는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배출하지 않지만, 섬들은 가라앉고, 산사태로 집이 매몰되고, 병원은 재앙적인 기상 현상으로 떠내려가고 있다”며 “부유한 나라들은 이 위기에 대해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주의단체인 워온원트(War on Want) 아사드 레만 국장은 "부유한 국가들은 지구에 방화를 저지르고 있으며, 자신들이 일으킨 화재에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쏟아 붓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은 초래한 손해에 대한 청구서에 직면했을 때 빈주머니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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