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단계적 감축으로는 1.5도 이하로 제한 못해” VS “역사적 합의이며 중요한 발걸음”
COP26협상 타결 밝히는 알록 샤르마 의장./연합뉴스
COP26협상 타결 밝히는 알록 샤르마 의장./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13일(현지시간) 폐막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 197개국이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를 도출했다. 치열한 협상 끝에 타결된 이번 합의에 대해 영국 현지에서 조차도 기대치에 못미치는 '반쪽짜리 합의'라는 회의적인 시각과 기후변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딛었다는 낙관적인 전망으로 나뉘고 있다.

글래스고 기후합의에는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소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화석연료 보조금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선진국은 기후변화 적응기금을 2019년대비 2025년까지 2배 이상 늘리고 기술이전을 대폭 확충키로 했다. 

또 세계 각국은 기온 상승폭이 1.5도 이내가 될 수 있도록 내년에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다시 점검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가감축목표(NDC) 공통 이행기간은 모든 당사국이 동일하게 5년 주기로 이행기간을 설정토록 했다.  

무엇보다 이번 당사국총회의 최대 성과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의 세부이행규칙을 완성한 부분이다. 탄소시장 지침은 앞서 제24차와 제25차 총회에서는 타결되지 못했는데 이번에 파리협정 6조에 해당하는 국제탄소시장 세부이행 규칙 지침이 타결됐다. 이는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명하고 통일된 국제규범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가장 큰 쟁점이던 국제 감축실적의 상응조정(이중사용 방지) 방법 합의도 도출했다. 감축 실적을 국제적으로 이전·사용시에는 상응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타목적으로 허가되지 않은 실적은 상응조정 대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후합의에 대해 곳곳에서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무엇보다 당초 목표였던 단계적 탈석탄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 문제로 꼽힌다. 석탄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인도가 석탄의 단계적 폐기에 반대하는 바람에 합의문 속 '단계적 철폐'(phase out)'라는 문구가 '단계적 감축'(phase down)'으로 축소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인도와 중국은 단계적 하향을 제안했는데, 이것은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여전히 석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꼬집었다. 

알록 샤르마 COP26의장은 “인도와 중국은 글래스고 기후협정을 심각하게 좌절하게 만들었다”며 “중국과 인도의 경우 왜 자신들이 기후 취약국들에게 그런 짓을 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보리스 영국 총리도 “환경적 진보에 대한 몇몇 국가들의 지연에 실망했다"며 ”일부 국가들이 정상회담에서 이룩하려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이행하지 않아 당장 물에 잠길지도 모르는 섬나라 국가들은 생사의 문제에 놓이게 될 정도로 좌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이번 기후합의 만으로는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로 억제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과학자들이 이번 기후합의가 지구 온도를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데 필요한 공약에 한참 못 미친 수준라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몰디브의 아미나스 쇼나 환경기후변화장관은 “파리 협약에 따라 1.5도 이내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려면, 98개월 이내에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며 “기온 상승 제한이 1.5도냐 2도냐의 차이는 우리에게 사형선고다. 다른 국가들의 접근은 몰디브에는 너무 늦은 조치가 될 것이다”라며 비판했다.

메리 로빈슨 유엔사무총장 기후변화특별대사도 “주요 탄소 배출국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며 각국 정상들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며 주요 참가국들을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체 성명을 통해 “기후협정이 화석연료 회사의 이익에 굴복하는 허점이 많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이라며 “이번 기후협정은 적절한 환경과 인권 보호 조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부유한 나라들에 의한 탄소 상쇄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많은 영국 현지 언론들도 이번 합의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혹평했다. 가디언 환경 특파원은 “처음에는 중요한 정상회담을 위해 세간의 이목을 끄는 계획들이 세워졌다. 그러나 진행되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참여가 부족해졌다”고 분석했다. 영국 주간지 옵저버도 기후협약이 타결되자 사설을 통해 “참여 국가들은 여전히 재앙을 피하려는 강력한 목표가 부족하다. 그래서 이 기후협약은 멀리까지 갈 수 없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COP26이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나름대로 일정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이번 글래스고 기후 협약에서는 국제탄소시장 지침 타결, 투명성 의제 합의, 글로벌 적응목표에 대한 방법론과 지표 등 개발, 기후재원 논의, 국가감축목표(NDC) 공통 이행기간 합의 이행 등 성과가 나왔다. 

알록 샤르마 의장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COP26에 대해 “위태로운 승리”라고 표현하며 "나는 여전히 1.5도가 살아있지만 맥박이 약하다고 말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COP26이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믿는다. 이것이 무엇으로 판단될지는 각국이 가입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약속을 얼마나 이행하고 이행하는지에 달려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밀라그로스 드 캠프 환경부 차관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1.5도로 억제하고 적응에 필요한 결과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에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호주의 그레그 헌트 보건장관도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글래스고에서의 결과를 환영한다. 이것은 세상을 위한 중요한 진보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최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글래스고 기후합의에 대해 "앞으로 몇 년간 할 일이 산더미지만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로 하는 최초의 국제 합의가 이뤄졌다"며 “190개 국가에서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거나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은 엄청난 일이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도 이번 기후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불완전하지만 널리 환영받는 합의로 끝난 후, 현재 세계는 1.5도로 온도 상승을 제한하려는 목표에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다”며 “우리는 이전보다 기후 혼란을 피할 수 있으며, 더 깨끗한 공기, 더 안전한 물, 더 건강한 지구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1.5도 한도가 실현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각국은 할 일이 훨씬 더 많을 것이기에 아직 결승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측면에서 많은 나라들에 의해 매우 적극적인 목표가 증가하고 있지만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독려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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