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MW, 6월 수입차 판매 정상 탈환…상반기 누적 1위는 벤츠 
호화 플래그십 세단부터 전기차 라인업까지 자존심 대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BMW 7시리즈 등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김정우 기자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BMW 7시리즈 등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김정우 기자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선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차이가 근소한 가운데 전기차 전략에서 다소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6월 BMW는 국내에서 6449대를 판매, 5845대를 판 벤츠를 제쳤다. 이어 아우디 1903대, 볼보 1306대, 폭스바겐 1099대 등 순으로 나타났다. BMW와 벤츠가 압도적인 판매고를 올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력 판매 모델은 1657대가 팔린 벤츠 E클래스와 847대가 판매된 BMW 5시리즈였다.

벤츠가 전월(7388대) 대비 20.9% 판매량 감소를 나타내면서 같은 기간 비슷한 실적을 유지한 BMW는 지난 1월에 이어 5개월 만에 수입차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아직 상반기 누적 점유율은 벤츠가 29.92%(3만9197대)로 BMW(28.66%, 3만7552대)를 앞서고 있지만 격차는 1.26%포인트에 불과하다. 판매량 차이가 근소한 만큼 BMW가 2016년 이후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킨 벤츠를 추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BMW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9% 증가한 221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6년 만에 고급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2015년부터 5년간 정상에 있던 벤츠는 같은 기간 5% 줄어든 205만대를 파는데 그쳤다. 특히 BMW는 미니, 롤스로이스 등 그룹 전체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량도 252만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반도체 부족 등에 따른 공급 문제가 해소되면 주춤했던 벤츠의 판매량이 반등하며 순위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클래스와 함께 기함(플래그십)급 모델 S클래스 등의 수요가 건재한 만큼 벤츠의 반등 저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소개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사진=김정우 기자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소개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사진=김정우 기자

두 브랜드의 자존심이 걸린 경쟁은 이미지 리딩 역할을 맡는 S클래스와 7시리즈 사이에서 일어난다.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벤츠 S클래스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1만1131대가 판매되며 벤츠의 판매량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벤츠의 전통적인 고급화 전략과 이에 따른 브랜드 충성도, 하이엔드 모델 ‘마이바흐’까지 구성된 라인업 등이 강점이다.

BMW는 올해 7세대 신형 7시리즈를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이전 세대에 비해 길이 130mm, 너비 48mm, 높이 51mm 커진 차체와 독특하고 강인한 전면부 디자인 등으로 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대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후석 멀티미디어 기능 등 호화로운 편의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전기차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벤츠는 중형 전기 세단 EQE와 대형 전기 세단 EQS를 선보였다. 특히 EQS에 고성능 AMG 버전까지 추가해 S클래스의 아성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벤츠의 전기차 라인업은 EQA, EQB 등 SUV 모델까지 이어지며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성형의 새로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소형 전기차 i3 등으로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에 발을 들인 BMW는 올해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 SUV iX에 이어 전기 스포츠 세단 i4, 전기 SUV iX3 등을 선보였으며 7시리즈의 전기차 버전인 i7까지 더해 전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두 브랜드의 전기차 전략 차이도 향방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벤츠는 전기차에 공기역학을 고려한 유선형의 완전히 새로운 외관 디자인을 적용, 대시보드 전체를 덮은 대형 디스플레이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과 강한 개성 덕분에 소비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반면 전기차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BMW는 벤츠와 달리 기존 차량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i7, i4, iX3 등은 각각 기존 7시리즈, 4시리즈 그란쿠페, X3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순수 전기차 iX도 큰 범주에서 BMW의 디자인 코드를 이어받고 있다. 단 BMW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도 극적인 디자인 변화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고 역동적인 드라이빙 성능을 전통적인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개성적인 전기차 전용 사운드 등으로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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