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75만주 내다 팔아 6719억원 벌여들여
차익 규모 1500억원 이상으로 추산
반도건설 자체사업 위해 토지 확보할 가능성
반도건설 홈페이지
반도건설 홈페이지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반도그룹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거의 대부분 매각, 7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함에 따라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시선이 쏠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그룹 계열사인 대호건설과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 3사는 지난달 26일 한진칼 주식을 각각 550만3594주, 535만7406주, 50만주 등 총 1075만1000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반도그룹이 이들 3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주식 비율은 17.91%에서 2.16%로 크게 줄었다. 한영개발이 보유한 61만주가 아직 남았는데, 3년 가까이 참전했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도그룹은 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축해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를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3월 정기주총에서 '3자 연합'이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 측에 완패하고, 이후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아시아나 경영권 인수를 제안하며 한진그룹 우호 지분으로 유증에 참여함에 따라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결국 한진칼 지분 5% 이상 취득 공시 3년 만에 사실상 '엑시트'를 선언했다.

그러나 반도그룹의 시도가 아무런 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그룹은 이번 주식 매도로 상당한 차익을 남기게 됐다. 2019년 8월 처음으로 한진칼 주식을 사기 시작한 반도그룹은 그동안 약 5182억원을 투자했고 주식 평균 단가는 약 4만200원(이상 추정치)이다. 이번에 6만2500원에 매도하면서 약 6719억원을 챙겼으며 1537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다.

이제 관심은 67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생긴 반도그룹이 이 돈을 어디에 쓸지로 이동한다.

현재 건자재 인상 등으로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위기 관리를 위해 사내 유보금으로 쟁여 둘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반도건설에 이 돈이 쓰일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건설사는 주택 도급사업보다 택지를 매입 후 직접 개발하는 자체 개발사업 이익률이 더 높다. 

다만 반도건설은 최근 토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공택지를 다수 낙찰받은 건설사 명단에도 반도건설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공공택지 개발은 시행과 시공 모두 맡을 수 있어 건설사로선 이익률이 상당하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벌떼 입찰이라는 무리수를 둘 정도다. 

이런 영향 탓에 2020년 14위이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021년 34위로 미끄러지더니 올해 역시 32위로 약간 오르는 데 그쳤다. 매출액도 2018년 1조5600억원 이후 1조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이런 이유로 한진칼 주식 매각 대금을 활용, 토지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만큼 토지를 매입하기엔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 관계자는 "확보한 현금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활용처가 정해지진 않았다"면서도 "아무래도 본업인 건설업에 치중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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