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선수들. /KBL 제공
서울 삼성 선수들. /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농구 명가' 서울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암흑기를 보냈다.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끝으로 최근 5시즌 연속 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에는 9승 45패(승률 0.167)로 9위 전주 KCC(21승 33패, 승률 0.389)에 무려 12경기 차 뒤진 최하위에 그쳤다.

그런 삼성이 올 시즌 달라졌다. 이상적인 신구 조화로 마침내 반등 신호탄을 쐈다.

삼성은 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주 KCC와 홈 경기를 71-62로 이겼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5승 4패의 성적으로 2라운드를 맞는다. 삼성이 1라운드에서 5승 이상을 거둔 건 2016-2017시즌(7승 2패) 이후 처음이다. 지난 시즌에는 단 한 라운드에서도 승률 5할 이상을 올리지 못했다.

서울 삼성 이정현(오른쪽). /KBL 제공
서울 삼성 이정현(오른쪽). /KBL 제공

지난 시즌에는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해결사 노릇을 해줄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해결 능력을 갖춘 베테랑 가드 이정현(35)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SK전에서 4쿼터와 연장에 12점을 몰아치며 동점만 12번이 나온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4일 고양 캐롯전에서도 4쿼터에 3어시스트 8점을 올렸고, 6일 KCC전에서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3점슛 4개 포함 23득점을 기록했다.

베테랑과 신예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2년 차 토종 빅맨 이원석과 루키 신동혁(이상 22)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원석은 경기 당 평균 6개(국내 선수 6위)의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있다. 신동혁은 6일 KCC전에서 3점슛 2개 포함 12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올리고, 수비에서 허웅(29)과 김지완(32) 등 상대 가드들을 묶었다.

은희석 감독은 임동섭(32), 장민국(33), 이동엽(28), 이호현(30) 등 중간층 선수들에게도 많은 활동량과 근성 있는 플레이를 주문한다. 그러면서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농구와 이상적인 신구 조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어느 특정한 선수에 치우치고 싶지 않다. 체력 소모가 많겠지만 어린 선수와 고참이 어우러지는 농구를 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발전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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