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나신평, 케미칼・지주・렌탈・캐피탈 등급전망 ‘부정적’
“케미칼, 9월말 순차입금 2.4조…전년 말比 3조 이상 증가”
한신평 이미 ‘부정적’ 변경…한기평도 변경 예고
출처=롯데그룹 브로셔
출처=롯데그룹 브로셔

[한스경제=김성욱 기자]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로 불거진 재무부담으로 인해 롯데그룹의 신용도에 ‘빨간불’이 커졌다.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케미칼뿐 아니라 롯데지주와 계열사까지 줄줄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시 및 정기평가를 통해 롯데케미칼(AA+), 롯데지주(AA), 롯데렌탈(AA-), 롯데캐피탈(AA-)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로 조정했다.

나신평은 지난 10월 11일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등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전망을 고려해 이들 기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한 바 있다. 나신평은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것.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란 것은 신용등급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신평은 롯데케미칼이 업황 악화로 인한 수익성이 나빠지고 현금창출 능력이 축소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김성진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2021년 말까지 부(-)의 순차입금을 유지하는 등 차입부담을 낮게 유지해왔으나 올해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이 2조4000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3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차입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2조7000억원)도 롯데케미칼의 자금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 중 롯데건설에 876억원을 출자하고 5000억원을 대여할 예정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3.0%, 순차입금의존도는 8.9% 등으로 절대적인 재무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악화된 영업환경 및 자금 소요 등을 고려하면 증가한 차입금 부담을 완화하는데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 변경으로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증가하면서 롯데지주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이동선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추가 유상증자 진행 등으로 계열사 지분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롯데지주 자체의 재무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향후 지주회사로서의 구조적 후순위성 강도가 이전 대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롯데지주의 신용도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은 롯데케미칼 장기신용등급 변동에 따른 계열통합 Profile 변동으로 그룹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을 고려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은 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notch) 상향돼 있는 상태다.

나신평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롯데케미칼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계열통합 Profile 하방 압력이 확대된다”며 “향후 계열통합 Profile이 낮아질 경우 롯데렌탈 및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에 계열관계요인을 반영한 노치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보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인 셈이다.

한편 나신평에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14일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쇼핑(AA, 롯데지주 연대보증) 전망을 각각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약화된 이익창출력, 대규모 투자부담 등을 감안하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롯데케미칼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이라며 “단기간 내 2021년 말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롯데케미칼 등의 신용도 전망 하향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한기평은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이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변화 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계열사로 지목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관련 구체적인 자금조달계획은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라며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와 관련한 주요 자금조달 계획이 가시화되는 시기에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및 계열사 신용등급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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