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금융 회추위, 차기 회장 후보로 진옥동 신한은행장 추천
"그룹 위상 공고히 하고 글로벌 확장·성과 창출 보여줄 적임자"
신한은행 사상 최대 실적으로 '리딩뱅크' 탈환…일본서도 성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 회추위로부터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받았다. /신한은행 제공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 회추위로부터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받았다. /신한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당초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수장으로 낙점받은 것이다. 이는 신한은행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에 대헤 업계 안팎에서는 '깜짝 인사'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선 진옥동 행장이 준비된 수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진 은행장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3년 만에 되찾아온 것을 비롯해 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 그리고 글로벌 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는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경영 능력 외에도 진 행장은 금융권 내부에서 '일본통'으로 불릴 만큼,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고 있다.  이는 진 행장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진 행장은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으로 내부 신망까지 두터워 신한금융을 이끌 최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회의를 열고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 진 행장을 추천했다. 이는 조 회장이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 결정을 밝혔기 때문으로, 회추위는 만장일치로 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낙점한 것이다.  

회추위는 진 행장 추천 배경에 대해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을 갖춘 점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 창출 기반을 마련한 점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준 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한 점 등을 꼽았다. 

◆ 사상 최대 실적으로 '리딩뱅크' 탈환…디지털·ESG 가속도

진옥동 내정자는 지난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으로 부임해 지난 4년 동안 최고경영자(CEO) 대표 평가 지표인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원으로 전 분기(8200억원) 대비 10.9%,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8%가 증가했고,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592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1.7%가 늘었다. 분기·누적 실적 기준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한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2조 4944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KB국민은행(2조 5506억원)을 제치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가져오는 겹경사를 누렸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25%가 증가한 3091억 2600만원을 기록하며 4대 시중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시현했다. 

디지털 전환과 ESG경영에도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우선 진 내정자가 "조직의 명운(命運)이 달려 있다"며 은행의 생사와 존망까지 거론하며 매진했던 디지털 부문은 약 195억원을 투입해 'RE:Platform Tribe(혁신적인 뉴 앱 개발)'조직을 신설하며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기업 비대면 채널 전면 개편 △디지털 기술과 따뜻한 감성이 공종하는 미래금융공간인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오픈 △‘디지털데스크’와 ‘AI Banker’ 등 디지털과 AI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 ‘디지털라운지' 오픈 △비금융 서비스 배달앱 '땡겨요'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통폐합이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소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GS리테일 혁신점포 △KB국민은행과 공동점포 △시니어 디지털 특화 점포 등을 잇달아 오픈하며 고객 중심 경영을 이어갔다. 

기업 경영의 새로운 지표로 자리 잡고 있는 ESG 경영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신한은행은 진 내정자가 취임한 2019년 이후 △국내 시중은행 최초 적도원칙 가입 △탈석탄 금융 공식 선언 △친환경 활동 및 환경보호에 적극 나서는 개인·기업대상 금융상품 출시 △‘신한 ESG 실천 빌딩 실천 △‘신(新)성장산업 금융지원, 新디지털금융 선도, 新성장생태계 조성’을 핵심방향으로 하는 신한 'N.E.O Project' 추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신한은행 동행프로젝트' 추진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신한 SOHO사관학교' 운영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쉬어로즈(SHeroes)’ 운영 등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했다. 

이 밖에도 지난 4월에는 ‘기관영업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 금고지기 재유치에 성공하며, ‘서울시 지자체 금고지기’라는 명성과 함께 대내외적 신용도, 재무구조 안정성을 비롯해 ESG 경영과 비대면 디지털 금융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일본통·포용 리더십으로 내부 신망 쌓아

경영 능력 외에도 포용과 긍정의 리더십, 일본에서의 경험도 진 내정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진 내정자는 18년 이상을 일본에서 근무했다. 지난 1980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해, 1986년에 신한은행으로 적을 옮긴 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다. 이후 2002년 귀국해 여신심사부 심사역, 국제업무팀 팀장을 역임했다. 

2004년에는 신한은행을 퇴직하고 다시 일본으로 날아가 기업재생전문회사인 'SH캐피탈'을 설립했다. 회사 설립 2년 만에 배당이 가능했을 만큼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2007년. 일본정부가 외국계 은행에 은행업 면허를 부여하자 지점만 가지고 있던 신한은행은 SBJ 은행 설립을 계획했고, 1년 뒤 진 행장을 다시 채용했다.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을 거친 진 행장은 SH캐피탈을 운영하며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SBJ은행이 라이선스를 획득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이후 일본에 남아 SBJ은행 부사장과 사장을 차례로 거쳤다. 

진 내정자가 이번에 회추위의 만장일치 선택을 받았던 것도 일본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굵직한 성과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의 모태가 재일교포 자본이며, 현재까지도 재일교포 주주들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보유 지분은 약 10% 수준이다. 

경영 능력뿐 아니라 온화한 성품과 수평적 리더십으로 그룹 내부의 신망도 두텁다. 

은행 내부에서도 직원들과 단순한 스킨십에 그치지 않고, 긍정적이고 젊은 사고와 포용력으로 소통을 늘려가며 신뢰를 쌓았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선호하며 주말에는 젊음의 상징은 청바지를 즐겨 입어 직원들은 성의 '진'과 이름의 '옥'을 따서 'OK Jean(오케이 진)'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진 내정자는 온화한 카리스마로 직원들과 스스럼없는 소통을 즐기는 분"이라며 "내부적으로 회사 발전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신한이 지속 가능 경영을 통해서 고객, 직원들, 주주, 그리고 이 사회에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진 내정자는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 3년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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