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쇼트트랙 선수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최민정 쇼트트랙 선수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2년은 그야말로 최민정(24·성남시청)의 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인 그는 지난 2월에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1500m 금메달, 1000m·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지난 4월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쇼트트랙 여제’의 위엄을 뽐냈다.

최민정은 올해 빛나는 성과를 거둔 공로를 인정받아 9월 국가브랜드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국가브랜드 대상' 스포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10월엔 제60회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영예를 안았다. 11월 22일에 열린 2022 제6회 K-스포노믹스 포럼 시상식에선 대한체육회장상을 획득했다. K-스포노믹스 포럼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최민정은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이렇게 좋은 상도 받게 됐다.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운동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민정은 부상과 팀 내분 등 온갖 악재를 극복하고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1000m에서 은메달을 따고 펑펑 눈물을 쏟아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그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돌아보면 참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어렵게 딴 메달이다 보니까 눈물이 많이 났다”며 “주위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제가 눈물을 흘리니까 주위에서 너무 많이 걱정하셔서 이제 울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쉴 틈 없이 이어진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 4번째 종합 우승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냈다. 여자 1000m와 1500m,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여기에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한국이 1위를 차지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4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최민정은 전이경(1995년, 1996년, 1997년)과 진선유(2005년, 2006년, 2007년)가 갖고 있던 한국 여자 선수 세계선수권대회 최다 종합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세계선수권은 항상 욕심이 나는 대회다.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올림픽 끝나고도 훈련을 열심히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아쉬웠던 부분을 세계선수권 때 보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최민정은 만족을 모른다. 이미 세계 최정상급 스케이터 반열에 올랐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그린다.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량이 느는 것 같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빙판 위에선 ‘괴물’ 면모를 뽐내지만, 스케이트화를 신지 않을 때는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스트레스받을 때는 반려견 옹심이 사진을 본다. 쉴 때 주로 하는 건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는 것이다. 요즘은 미국 드라마 굿 플레이스를 즐겨보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최민정 쇼트트랙 선수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최민정 쇼트트랙 선수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최민정은 지난 10월 말 열린 2022-2023시즌 첫 메이저 국제대회 ISU 쇼트트랙 월드컵 대회 1차 대회 출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했다. 그는 “지난 시즌엔 부상이 많았는데 올 시즌은 건강하게 치르고 싶다. 계속 바뀌는 경기 트렌드에 적응하면서 스케이팅, 경기 운영 등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 다른 목표는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린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국내에서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최민정은 “오랜만에 국내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건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혼성계주가 도입되는 대회이기도 한데 남자 대표 선수들과 힘을 합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힘줬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 하지만 ‘완벽한 스케이터’를 꿈꾸기에 최민정의 도전은 계속된다. “어렸을 때 꿈이 올림픽 메달이었는데, 평창올림픽 때 꿈을 이뤘다. 메달을 따는 것도 좋지만, 더 완벽한 기술을 구사하고 좋은 스케이팅을 하고 싶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완벽한 레이스를 하는 것이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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