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화학, 국내 최초 美 허가 신약 보유 기업 인수
화이자, 올해 20조 이상 M&A 투자
기업 간 인수합병 그래픽. /게티이미지
기업 간 인수합병 그래픽. /게티이미지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굵직한 M&A를 추진한 국내사는 LG화학과 동아에스티,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다.

LG화학은 지난 10월 5억 6600만달러(약 7346억원)에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내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기업을 직접 인수한 첫 사례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로 단기간에 미국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게 됐으며,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에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회사 측은 내년 1~2월 중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베오는 다음 달 주주총회를 열고 지분 매각 안건을 논의해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바이오 기업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인수를 확정했다. 이로써 글로벌 연구개발(R&D) 전초기지 마련하게 됐다.

앞서 동아에스티는 지난 9월 2형 당뇨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 신약후보물질 ‘DA-1241’과 비만·비알코올성 지방 간염 치료 신약후보물질 ‘DA-1726’을 뉴로보에 기술수출하고 지분을 받았다. 이후 추가 현금 투자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만 계약 완결를 위해서 뉴로보는 동아에스티가 투자하는 1500만달러(약 195억원)를 포함해 총 3000만달러(약 389억원)의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이에 뉴로보는 이달 초까지 미국 현지에서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현지 시장 경색에도 불구하고 조달목표인 1500만달러 대비 15.3% 초과한 1730만달러(약 224억원)를 유치하며 총 3230만달러(약 419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동아에스티는 뉴로보를 통해 DA-1241과 DA-1726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향후 그룹사 글로벌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7월 미국 메리디언을 15억 3199만달러(약 2조원)에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인수파트너사인 SJL파트너스와 함께 메르디안의 지분을 6대 4 비율로 100% 확보키로 했다. 인수 마무리는 내년 1월31일까지다. 컨소시엄은 거래를 마친 후 메리디언의 나스닥 상장 폐지 절차를 거쳐 독립 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메리디언은 미국 신시내티에 본사가 있는 진단시약 기업으로 지난 1977년 설립됐다. 전체 직원은 750명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3억 3000만달러(약 4290억원), 영업이익은 1억 1000만달러(약 1430억원)을 기록했다. 

메리디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헬리코박터균과 대장염증균 등 소화기 감염 진단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면역진단, 분자진단, 호흡진단, 혈액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제약바이오 제품과 진단시약의 원료를 생산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르디안 인수로 코로나19 제품군 외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으며, 미국 유통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진단시약 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470억원에 인수했고, 독일 진단시약 유통기업 베스트비온(161억원)과 지난 4월 이탈리아 진단시약 유통업체 리랩(619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회사 측은 추가로 1~2개 기업 더 인수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빅딜에 나섰다. 미국 암젠은 희소자가면역 치료제를 개발한 바이오 기업 호라이즌테라퓨틱스를 278억달러(약 36조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암젠은 자가면역질환과 암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케모센트릭스를 37억달러(약 4조 8188억원)에 인수하며 염증성 질환 치료제 ‘타브네오스’를 확보했다.

인도 바이오콘 바이오로직스은 지난달 미국 비아트리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바이오콘은 FDA 허가 바이오시밀러를 4개 확보하게 됐으며, 미국 시장 강자로 떠올랐다. 

바이오콘은 비아트리스에 현금 20억달러(약 2조 6000억원)를 지급하고 약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 의무전환우선주(CCPS)를 발행했다. 총 계약 규모는 33억달러(약 4조 3000억원)에 달한다.

M&A 강자 화이자도 움직였다. 지난 5월 116억달러(약 14조 3264억원)에 미국 바이오헤븐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편두통치료제 ‘뉴루텍’과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저해재 ‘자게르판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8월 적혈구 질환 치료제 개발사 글러벌블러드 테라퓨틱스를 54억달러(약 7조 329억원)에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글로벌에 비해 M&A에 굉장히 보수적”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빅딜’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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